모스크바 테러 당시 침착한 대피 안내로 100여명의 목숨을 구한 이슬람  칼릴로프 (모스크바타임스 홈페이지서 갈무리) 
모스크바 테러 당시 침착한 대피 안내로 100여명의 목숨을 구한 이슬람  칼릴로프 (모스크바타임스 홈페이지서 갈무리)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최근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발생한 참혹한 테러 사건 당시 15세 알바 소년이 침착하게 관중을 대피시켜 100명 이상이 목숨을 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26일  모스크바타임스 등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2일 밤 모스크바 외곽의 크로커스시청 공연장에서 테러범들이 총격을 난사하기 시작했을 때 15세 중학생인 이슬람 칼릴로프는 휴대품 보관소에서  일하고 있었다.

아르바이트생인 칼릴로프는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관중들이 몰려오는 줄 알았는데  곧 총성과 함께 사람들이 도망치는 소리임을 알아챘다.

칼릴로프는 총격범이 1층 로비로 진입했기 때문에 정문을 통해  대피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 때문에 그는 평소  방문객들이 통과할  수 없는 직원 출입구를 열고 패닉에 휩싸인 관중들을 이끌었다. 군중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언제 총을 맞을지 알수 없을 정도로 긴박했지만 그는 관중들을 따라 맨 뒤에서 출입구로 움직였다.

칼릴로프는 다른 아르바이트생 3명과 행동을 함께했다. 결국  100명이 넘는  관중들을 무사히 탈출시킬 수 있었다.

그는 "우리는 항상 비상사태에 대비한 훈련을 받았다"고 했다. 현지언론은 일제히  긴박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행동한 그의 영웅적 행위를 칭찬했다.

칼릴로프는 "관중들을 대피시키는 것도 내 일중 하나"라면서 "눈 앞에서 100명이 죽는다면 차라리 나 자신을 희생하겠다"고 겸손해했다.

칼릴로프는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공화국  출신으로 무슬림 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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