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사진=연합뉴스)
이마트.(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주샛별 기자]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이마트의 신용 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하향은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회사채 발행 금리를 높이기 때문에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을 키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정기평가를 통해 이마트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한 단계 내린 ‘AA-/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앞서 지난 22일 나이스신용평가도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AA-’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대형마트 업황 저하로 이익창출력 약화 ▲영업현금창출력 약화 ▲단기간 내 뚜렷한 현금흐름 개선 둔화 전망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한신평은 “주력인 대형마트는 높은 온라인 침투율과 근거리·소량구매 패턴 정착 등으로 인해 업태 매력도가 저하됐고, 가양점, 성수점 등 주요 점포 매각·폐점도 이익창출력 약화요인이 되고 있다”며 “온라인 부문은 지마켓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확장전략을 펼쳐왔으나, 높은 경쟁강도 하에서 대규모 영업적자를 내고 있고, 인수 과정에서 식별한 무형자산에 대한 상각비도 실적 하방요인으로 작용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종속법인 신세계건설이 공사원가 상승과 저조한 분양실적 등으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이마트의 손실 부담을 키운 것도 영향을 줬다. 잇단 인수·합병(M&A)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도 신용등급 강등 요인으로 꼽혔다.

한신평은 “2021년 이베이코리아(3조6000억원)와 W컨셉코리아 인수(2616억원), SCK컴퍼니 지분 추가 취득(4860억원) 등 투자자금소요로 약 4조4000억원의 순차입금 증가효과가 발생한 데 이어 2022년 이후에도 미국 와이너리 취득, 부동산 개발 등의 자금소요가 계속되면서 재무부담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온라인 판매 부진을 비롯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글로벌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로 인한 경쟁 등으로 인해 단기간 내 유의적인 수준의 현금흐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 위기를 맞은 이마트는 현재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점포별이 아니라 전사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일각에서는 최근 승진한 정용진 회장의 결단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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