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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그것도 꽤 오래 전부터 공공연하게(그 기업 구성원 모두가 알 정도로) 벌어져 왔던 일이라고 한다. 한동안 잠잠했던 재벌가의 갑질 논란. 이번엔 그 수위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여서 국민들의 분노가 좀체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특히 재벌 3세의 만행에 이어 그 어머니의 과거 행적 까지도 갑질 논란에 기름을 부어 대한민국은 지금 안하무인 재벌가를 성토하는 분위기로 들끓고 있다.

그 옛날 재벌 1세들은 자수성가한 케이스가 대부분이었다. 인재를 키우고 나라에 힘을 보탠다는 기업의 슬로건은 당시 1세대 기업인들 모두가 가지고 있었다. 국민들은 그런 기업인들에게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존경심을 바탕으로 기업들은 글로벌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기업과 국민의 이상적인 선순환 구조였던 것이다.

하지만 1세대 기업인들이 기업의 토대를 만들어 2세대에게 물려준 후 이런 선순환 구조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많은 재벌 2세들은 빚에 의존해 외형만 키우다 좌초했다는 악평을 들어야 했고 이는 3세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국민의 눈높이와 지성이 높아졌다. 여느 영화의 대사처럼 국민들을 더 이상 개 돼지로 보며 무시하면 안 되는 세상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을 우리나라 지배층들은 모른다. 그것들을 모르쇠 하다가 ‘미투 운동’이 이처럼 확산 된 것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지금까지는 뒤에서 몰래 하면 되는 줄 알지만 이젠 안 된다.

이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오너들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어야 할 부분이다. 외식업을 경영하는 사람 중 졸부 CEO들이 경영상 누를 자주 범한다. 대한민국의 외식업 프랜차이즈의 외연은 확장되어가는데, 그것에 맞춰 외식업계 CEO들의 경영 마인드 수준이 함께 올라가고 있지 않다. 경영인으로서 응당 갖춰야 할 당연한 예의와 도덕적 청렴함이 날이 갈수록 그들 안에서 지워져 가고 있는 것 같다. 사회적 지위는 올라갔는데, 생각하는 수준과 행동하는 수준이 그것에 따라 올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2012년 4월 조현민은 당시 진에어 마케팅 부서장은 진에어 신입승무원 11기와 함께 한 안전교육을 받았는데, 그 현장 사진과 짧은글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개재한 바 있다. 그녀는 SNS "짧고도 긴 2주" 라고 운을 뗀 후 "말은 동기지만 결국 그들과 다른 길을 갈 나"라는 글을 썼다.

이는 그녀가 특권 의식을 확고히 가지면서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다른 차원의 존재라고 인식했다는 커다란 방증이다.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이렇게 생각하며 삶을 살아가는 소위 돈 많은 이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서민들과 자신의 접점을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완벽 봉쇄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법도 충고도 회초리도 무서울 리 만무하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에서 CEO들의 인성과 사회적 역할을 가르치는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출범해야 되지 않을까? <글 : 권순만 한국창업능률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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