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구글의 관련 소프트웨어 사용 중단 우려에 일본 주요 통신사들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를 수출 거래 제한 기업에 올리면서 미중 무역전쟁 영향이 전 세계 기업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2일 KDDI, 소프트뱅크에 이어 NTT도코모까지 3대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 모델인 ‘P30’ 출시를 연기하고 예약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이통사들이 화웨이 스마트폰 출시를 중단한 가장 큰 이유는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에 구글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화웨이 제품에 대한 안정적 공급과 이용 편의성 등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며 3대 이통사가 일제히 화웨이 단말기 출시를 중단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통신사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일부 심(SIM) 프리 저가 스마트폰은 예정대로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LINE모바일은 오는 24일, 야마다전기와 빅카메라, 노지마 등 가전제품 판매점도 해당 스마트폰 출시에 변경은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 방침에 따라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화웨이에 대한 부품공급 중단을 발표하자 구글도 화웨이에 하드웨어와 일부 소프트웨어 공급을 중단했다. 하지만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3개월(90일) 유예하는 조치를 내놓자 구글도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보류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미 상무부가 구글에 90일간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는 임시 라이센스를 부여하면서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화웨이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당분간 업데이트 등의 서비스를 계속 받을 수 있게 됐다. 구글도 “향후 90일간 기존 모델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보안 패치 제공을 이어아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유예기간이 끝나는 90일 후다. 구글이 소프트웨어 제공을 중단하면 이용자의 편리성이 급격히 저하하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지난해부터 만일을 사태에 대비해 부품 재고를 확보하는 등 독자적인 휴대전화 운영체제(OS) 개발에 나섰다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 세계 부품 업체들이 화웨이에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이 커지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입지를 좁힐 수밖에 없다는게 중론이다.

이통사들의 화웨이 등돌리기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하기 시작한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 그룹의 EE도 이달 중 시작하는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을 배제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에 따르면 EE는 물론 보다폰도 화웨이의 5G 스마트폰 ‘메이트 20X’ 출시를 연기했다. 화웨이 단말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해 10월부터 ‘비와이’(Be Y) 모델을 출시한 KT도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화웨이 스마트폰 발매 중단 방침을 밝혔고 대만에서도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화웨이 스마트폰 반품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세계 출하대수는 2억대 이상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3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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