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배당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삼성증권(016360)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와 동사에 주가도 반등을 나타내며 3만8000원대까지 올랐다가 15일 소폭 하락한 3만7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때 3만5000원대까지 무너진 점을 감안하면 크게 회복된 수치다. 배당사고 전날인 4월 5일 종가는 3만9800원이었다.

투자업계는 "배당사고 이슈가 단기 주가에 영향을 미치겠다"고 보면서도 "장기적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보다 적극적인 동사의 전략 지속성"이라며 일제히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삼성증권은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41.3% 증가한 1800억97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325억8500만원으로 137.5% 올랐으며 세전이익과 순영업수익은 1801억원, 3626억원으로 각각 146.9%, 66.5% 증가했다. 이는 시장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호실적이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엔 대형사 중 순이익 면에서 타사보다 뒤쳐졌으나 1분기엔 견줄만한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평가하며 "증시 호황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및 신용공여잔고 증가와 IB 수수료 수익증대, ELS 환헤지 손익계산이 실적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의 경우 국내뿐 해외 부분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나타냈다. 회사의 해외주식 예탁자산규모는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수수료 수익은 전년동기대비 241% 늘어난 91억원을 달성했다.

IB 수수료 수익은 140% 증가한 240억원을 기록했다. 구조화금융은 부동산 및 오피스 펀드 등 대체투자 중심으로 딜이 진행됐다. M&A 부분에선 홈플러스 매각 자문 수입이 유입됐고 ECM도 미래에셋대우의 유상증자와 JTCIPO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증가했다. 

우려와 달리 핵심 영업기반인 개인고객들의 이탈도 없었다.

삼성증권은 배당사고 후 자산 예치금 1억원 이상 고객 수가 오히려 증가하고 일평균 신규고객 유입도 사고 전보다 15%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달 6일 배당사고 이후 하루 평균 신규 고객 수는 1320명으로, 오히려 사고 전보다 15%정도 늘었다.

김태현 연구원은 "다행인 점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신규고객이 안정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단기적으로 배당사고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주가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으나, 보다 중요한 점은 자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동사가 전략을 유지하려는 의지"라고 봤다.

증권가는 삼성증권의 2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4월 유령 주식 배당사고 여파를 크게 받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이 추산한 배당사고 손실액은 약 100억원가량”이라며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보상, 투자자보호기금 설립비용 등을 추가로 반영해도 최대 200억원~300억원가량의 손실이 예상되는데, 이는 삼성증권 이익체력에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2분기에는 우리사주 배당사태 관련 100억원 수준의 손실이 예상되나 현재까지의 대응으로 볼 때 규제 리스크는 최소화될 전망”이라며 “브로커리지 개선뿐 아니라 구조적으로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금융상품 판매와 ELS 헤지운용, ECM, 구조화금융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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