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문가 진단…‘지금 집 사야 될까?’/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천선우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서울 아파트 값이 보합에서 강보합 수준으로 나타날것으로 예측했다.

 

관련 근거로 정부의 대출 규제 등 9·13 부동산 대책의 영향권 아래에서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집값 바닥 심리가 작용했다고 봤다. 또 해외시장과 국내 경기의 영향에 따른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최환석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은 “약보합장세를 벗어나 강보합장세로 전환이 예상된다”며 “정부의 부동산정책 (3기 신도시 발표, 공시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예상됐던 악재는 이미 노출된 반면, 가격상승요인 (유동성, 금리인하 가능성 등)의 영향은 커짐에 따라 실수요자들의 매수세 확대로 인한 강보합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정부의 강력한 수요억제책 등 전국 아파트 매매량은 평년보다 30%이상 급감한 상태"라며 "당분간 수요자 관망 심리와 거래 위축에 따른 가격 약세와 거래 둔화 양상은 이어질 전망"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서울 지역은 하반기 집값은 고분양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택지 구득난 등을 고려해 강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택 매매 최적 시기…‘일단 지켜봐야’

지난 26일 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6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상승했다. 기나긴 하락세를 끝내고 12월 첫째 주 이후로 27주 만에 반등했다. 반면, 실제 아파트 매매건수는 2243건으로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에서 소폭 상승한 시점에 관망하는 인원이 많아 실제 아파트 매매 건수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은 "거래량 자체가 줄다 보니 매매가 몇 건 성사되면 그 가격이 시세가 되고, 그 다음 매도자는 당연히 그 가격 이상으로 물건을 내놓는다"며 "최근 서울 아파트 시세를 제대로 산정하기에는 거래량이나 매물 건수 등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부동산 구매 최적 시점과 관련한 물음에 김은진 부동산114리서치팀장은 "최근 서울 아파트값 바닥론이 번지고 있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가 확고하고 부동산 시장 이상과열 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엄포하고 있어 상승반전은 쉽지 않을 것"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4월에 있을 총선 때 여·야 부동산 관련 정책 기조에 따라서 변화될 공산이 크다”며 “총선 전후로 상황을 가늠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환석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은 ”투자수요의 주축인 다주택자의 경우에는 보유세 및 양도세 중과 등 강화된 세금규제와 대출규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며 ”신규투자보다는 시장의 추이를 관망하면서 향후 더 강화될 수 있는 부동산규제에 대비하여 증여를 통한 주택수 줄이기 등 기존 주택의 출구전략을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수요자 관련해서 그는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 가능성이 점차 커짐에 따라 정부에서 도시주택보증공사(HUG)를 통한 분양가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며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 받을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무주택자는 청약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정부 향후 정책 방향, 거시 경제로 인한 금리인하가 주요 변수

정부가 서울·수도권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강경한 규제 기조를 펼치면서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26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동산 과열시 추가 정책을 즉각 투입할 것”이라 밝히면서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김 장관이 분양가 상한제를 언급함에 따라 강남 재건축 사업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수익성이 떨어져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고, 잠정적으로 사업을 중단하는 곳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는 과거 200만호 공급처럼 공급이 많을 경우 효과적이지만, 지금처럼 주택공급이 적은 상황에서 시장가격마저 억누르면 주택시장에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외부 경제 환경 영향에 따른 국내시장 금리변동 가능성도 변수로 꼽혔다. 미중 무역분쟁, 주식시장 불황 등의 여파로 한국의 경제 성장 동력이 악화했다는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이 잇따르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로 지난해 하반기 1.7%보다 절반 이하로 낮았다.

 

이와 관련 지난 2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우리 경제의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이전보다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하며, 금리인하 시행 여부와 관련해 “경기변수 흐름 보며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여지를 남겼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위원은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위협요인이었던 금리가 시장에 우호적으로 변했다”고 말하며, “대출금리가 올들어 제법 내린데 이어 하반기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인하는 ‘부동산시장에 헬륨가스를 불어넣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큰 활성화요인이다”라고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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