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내달 16일 헬싱키에서 첫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는 트럼프발 무역전쟁에 이어 EU 등과의 외교분쟁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달 16일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첫 정상회담을 연다.

 

7월 11~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이어 13일 영국을 국빈 방문한 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무역전쟁에 이어 외교 분쟁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백악관과 크렘린궁은 “미러 정상회담이 7월 16일 헬싱키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를 방문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한데 이어 푸틴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 문제를 조율했다.

 

두 정상의 회담 장소로는 헬싱키가 가장 유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왔다.

 

취임 초부터 대러 관계 개선을 모색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 정상회담과 관련 “멀지 않은 미래에 만나게 될 것”이라며 “전 세계에, 우리에게, 누구에게나 좋은 일이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보장 없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서두른 것은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13년 9월 방러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미러 관계를 악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오바마 전 정권과 자신이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것.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원하는 것은 오바마 전 정권의 성과를 전부 부정해 보수층 지지를 굳히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시리아·북한 문제 등 국제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 등에서는 미국과의 관계 악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으로 2014년 G8에서 제외된 러시아를 다시 복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EU 정책과 반대되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로 몸을 사리면서 그간 러시아를 멀리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여론의 역풍이 약해져 ‘친러’로 보여도 괜찮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와 관계를 회복하는 것은 EU와의 관계 악화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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