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와이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그리움은 누구나 있다. 사람, 풍경, 음식 등에 대한 그리움이 짙어지면 짙어질수록 우리는 현실에서 그때의 그림자라도 찾으려 애를 쓴다. 대한민국 많은 기업들이 ‘복고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그들의 니즈(NEEDS)에 대한 응답이자 철저한 타겟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이른바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 외식업계에서도 다양한 ‘아날로그 콘텐츠’가 존재한다. 

 

‘아날로그’에 대해 마케팅 전문가들은 추억과 향수라는 인간의 보편적 욕구에 어필해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경기불황과 급속한 사회변화 등에 따른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데도 안정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한다. 아날로그 감성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7080세대가 주요 타겟이었는데, 이제는 나이대가 훨씬 젊어졌다. 8090은 물론 2000년대를 살았던 이들도 ‘아날로그’에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즉각 반영하는 데에 외식업계만큼 빠른 곳도 없다. 국내 장수 프랜차이즈 ‘이바돔’에서 런칭한 브랜드인 ‘강촌닭갈비’는 7080 세대는 물론 9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까지도 아는 강촌 MT의 정서를 흠뻑 가지고 있다. 실내 인테리어는 그 시절 그때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건네 주는데, 메뉴는 그 당시보다 진일보해 다양한 맛의 닭갈비를 선보이고 있다. 

 

지금은 서른 살이 되어가는 80년대 후반 출생자들에게 ‘콩불’은 그야말로 반가운 브랜드다. 지금도 건재하지만 당시 돈 없는 대학생들에게 푸짐한 식사와 술안주가 되어줬던 콩불은 현재도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방송인 백종원씨가 방송에서 나와 ‘콩불’을 만드는 법을 알려줘 난데없이 ‘콩불’이 백종원씨 연관검색어가 됐지만, 엄연히 ‘콩불’은 1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프랜차이즈 브랜드이다. 

 

이름부터 복고스러운 ‘청년다방’은 다양한 토핑의 즉석 떡볶이를 판매한다.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로 생각지도 못한 음식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한 청년다방은 작년 여름 강냉파이와 미숫가루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커피와 케이크 일색인 대한민국 디저트 사에 청년다방이 과감히 시도한 아날로그 디저트 판매는 다른 외식업체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러 일으킬 만 했다.

 

분명 인간이 편하게 살게 된 세상인 것은 맞지만 예전보다 좋아진 세상은 아니라는데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가진 것 없어 불편하고, 번거롭고, 지저분했던 예전의 그 무언가가 간절하게 그립다는 것은 현재가 그리 행복하지만은 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외식업체들의 아날로그 마케팅이란 어쩌면 현재 절대 가지지 못 할 행복을 파는 것 일수도 있겠다.  <글 : 창업디렉터 김동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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