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김수천(사진)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최근 기내식 공급 문제로 항공편 운항에 차질을 빚은 것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그럼에도 누리꾼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김수천 사장은 3일 공식 홈페이지에 '고객 여러분들께 그리는 글'을 올리고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 과정에서 기내식 서비스에 차질이 생겼다"며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 드립니다"고 밝혔다.

'기내식 대란'이 벌어진 배경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사장은 "글로벌 케이터링 업체인 ‘게이트 고메’와 신규 서비스를 준비해 오던 중 새로 건설 중이던 이 회사의 기내식 공장이 완공을 앞두고 화재가 발생했다"며 "이후 회사는 불가항력적인 재난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고 대체 업체를 통해 당사에 필요한 적정 기내식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시행 첫 날 생산된 기내식을 포장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혼선이 발생했고, 그 결과 일부 편은 지연되고 일부 편은 기내식 없이 운항하게 돼 고객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회사의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해 시행 초기의 오류를 현저히 줄여나가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인 기내식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저를 비롯한 아시아나항공 전 임직원은 하루 속히 기내식 서비스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의 사과문에도 누리꾼들의 화는 식지 않고 있다. 기내식 대란으로 관련 협력사 대표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아시아나항공의 갑질이 수면 위로 떠올랐기 떄문이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2일 오전 아시아나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은 '샤프도앤코'의 협력업체 중 한 곳인 B사 대표 A씨가 인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잠도 제대로 못 잔 채 며칠간 기내식 준비에 매달렸던 A씨는 납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노밀(No Meal) 사태가 발생하자 심한 압박감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도앤코는 외국항공사에 하루 3000식 정도를 공급하던 소규모 업체다. 김 사장이 사과문에서 언급한 대로, 새 기내식 계약업체인 게이트 고메가 기내식 공장 완공을 앞두고 화재가 발생하자 그 대안책으로 하루 3000식 정도를 공급하던 업체에 평소 물량의 10배에 달하는 2~3만식 납품을 맡긴 셈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샤프도앤코 간 계약서에는 납품 시간을 못지킬 경우 샤프도앤코 측에서 비용을 일정부분 책임져야 한다는 항목이 포함돼 있어 논란은 더욱 극대화 됐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기존 거래사인 루프트한자 스카이세프그룹(LSG)과 계약을 종료하고 게이트 고메를 선택한 배경이 '금호홀딩스에 대한 1600억원 규모 투자'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누리꾼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고인이 된 사장과 협력업체, 가족들에게 사과하라" "푼돈에 눈이 멀어서 무리하게 하청업체를 쥐어짜 이 같은 사태를 만들었다"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등 목소리를 높였다.

한 네티즌은 "우리가 화난 건 기내식을 받지 못하고 불편해서가 아니다"라며 "협력업체 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게 몰아붙인 갑질에 화가난 것"이라고 지적하며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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