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제공

 

[서울와이어 최지성 기자] 김준기(75) 전 동부그룹(현 DB그룹)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약 1년간 경기 남양주 별장에서 김준기 전 회장의 가사도우미로 일했던 여성 A씨가 지난해 1월 김 전 회장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보도에서 A씨가 제공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A씨는 당시 김 전 회장이 주로 음란물을 시청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준기 전 회장은 A씨에게 "나 아직 안 늙었지"라고 말했다. 피해자인 A씨는 “하지 마세요. 하지 마시라고요”라고 거부했다.  "나이 먹었으면 부드럽게 굴 줄 알아야지. 가만히 있어"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A씨는 당시 상황을 녹음한 계기에 대해 “두 번 정도 당하고 나니까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누구한테 말도 못하니 그때부터 녹음기를 가지고 다녔다”고 했다.

김 전 회장 측은 “성관계는 있었지만 서로 합의된 관계였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에게 이미 합의금을 건넸으나 거액을 추가 요구했다며, 돈을 더 받아내기 위한 A씨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JTBC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이 해고당할 시점에 생활비로 2200만원을 받은 것이 전부라며 반박했다. 오히려 김 전 회장이 이 같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입막음을 시도했다며 계좌 내역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의 성추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7년 자신의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비서가 저항하자 “너는 내 소유물이다” “반항하지 말라”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 전 회장은 “개인적인 문제로 회사에 짐이 돼서는 안 된다”며 미국에서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경찰은 외교부와 공조해 김 전 회장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렸다. 현재 피해자 조사는 마무리한 상태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의 미국 거주지를 확인했으나 그가 6개월마다 체류 연장신청서를 갱신해 체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2017년 7월 치료를 이유로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출국한 지 약 두 달 만에 비서 상습 추행 혐의가 불거졌으나 귀국하지 않았다. 현재 불법체류자로 미국에 머물고 있어 김 전 회장이 미국에서 추방돼 입국하면 수사를 재개할 수 있다.

한편, 경찰은 김 전 회장의 가사도우미 성폭행 건과 여비서 성추행 건 모두 기소 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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