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광 법성포 굴비 사진]

 

[서울와이어 이명철 기자] 굴비 한 마리면 아무리 입맛이 없던 사람도 밥 한그릇쯤은 뚝딱 비울 수가 있다. 굴비하면 국민 모두가 영광법성포 굴비를 생각한다.

 

굴비를 만드는 재료는 조기, 한자로 '조기(助氣)' 라고 하는데 '기운을 돕는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기는 특히 어린이의 발육과 환자나 노인들의 원기 회복에 좋으며, 소화 작용을 도와주는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려 인종 때 이자겸의 난이 미수에 그치고 이자겸이 지금의 전남 영광군에 있는 법성포로 귀양을 가게 되었고 귀향 간 이자겸은 조기의 맛에 반해 임금께 진상하려고 조기를 소금에 절여 법성포 앞바다의 바람에 잘 말려 임금께 바쳤다.

 

아부행위가 아닌 단지 백성된 도리로서 하는 것임을 나타내기 위해서 이 음식을 '굴비(屈非)' 즉 비겁하게 굴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름지어 바쳤고 지금까지 굴비로 불려지고 있다.

 

최근 가짜굴비까지 판을 치고 있어 영광군은 가공 유통방지 대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산 조기를 영광굴비로 속여 제조 유통하는 사례가 적발 되면서 영광군은 이미지 훼손과 소비자 피혜사례가 급증 굴비제조업 등록 기준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까지 마련했다.

 

영광 법성포에 가면 진짜 굴비를 먹을 수 있는 걸까? 핑계삼아 바다도 볼겸 주말에 나홀로 여행을 결심...

 

6월30일 10시경 법성포터미널에 내려 굴비직판장을 구경하고 택시를 타고 가마미해수욕장에 가서 오래만에 바다의 짠 내음을 맡았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벌써 점심시간을 조금 넘기고 뱃속에서는 꼬르륵 거리기 시작...

 

[사진=어부촌굴비정식집, 오디]

영광 법성포에 왔으니 굴비를 먹어야 했는데 이곳 저곳을 둘러봐도 굴비밖에 보이질 않았다. 그리고 온통 길 이름도 굴비로가 아닌가! 과연 어느집이 맛집일지 고민도 한참 다리를 건너 어부촌굴비정식집으로 들어갔다.

 

점심시간을 조금 지나서 한가할 줄 알았지만 타지에서 굴비를 맛보러 온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굴비정식을 시켜서 공기밥 두공기를 후딱 먹고나니 미안함이 들었다. 집에 있는 아내와 애들이 생각나 굴비를 사가기로 결심...

 

주인아주머니한테 굴비의 조언을 부탁 했더니 여름철 입맛 없을때라 보리굴비를 강력 추천 해주셨다. 때마침 어부촌굴비정식집에서 구매가 가능하여 보리굴비를 구입하였다.

 

영광 법성포 굴비 특품 사업단에서 인증한 서해굴비수산이라는 곳에서 작업한 굴비만을 쓰신다고 강력 추천 받아 두손 무겁게 집까지 배달하였다. 역시 시골인심은 후했다. 식당사장님집에서 오디 농사도 함께 한다고 하시더니 포장을 뜯어보니 맛보기 오디도 함게 포장해 주셨고, 또 주문하고 싶으면 전화 한통이면 된다고 명함까지 꼭꼭 숨겨주셨다. 오디는 노화방지, 빈혈, 고혈압, 류마티즘등에 좋은 열매이다.

 

다음날 저녁은 당연히 보리굴비로 온가족의 입맛떨어진 식욕을 달래며 오랫만에 배부른 저녁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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