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엘(SPEED L)통해 배달 서비스 선보여...한국어판 편해 한국교민들 많이 사용
현지 직원들 결재차익 돌려주지 않고 유통기한 지난 냉장제품 배달해 관리부실 도마에

[서울와이어 Nguyen Duy Bon (응우웬 쥐 본) 특파원 기자]

주문은 110만동 넘게 했지만 품절을 이유로 배달은 80만동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결재차액을 돌려주거나 빠진물건을 확인해 주지도 않았다.

#. 하노이 시 서호에 사는 사업자인 김씨(남, 43세)는 최근 알게된 롯데마트 배달서비스 앱으로 필요한 생필품을 배달시킨다. 직접 마트 가는것보다 한글판으로 된 서비스 앱을 통해 편하게 집에서 물건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 한국에서 오는 손님을 위해 과일과 냉장 육류등 비교적 많은 물건을 배달 시켰다. 결재는 카드로 미리 했다. 몇시간 뒤 배달직원이 왔을때 평소 같으면 그 자리에 배송된 물건을 동봉된 영수증과 비교해보고 싸인을 했을텐데 이날은 물량이 많아 바로 확인을 하지 않았다. 나중에 정리하는 과정에서 몇몇 제품이 배달되지 않은 사실을 알게됐다. 다시 롯데마트에서 보내온 물품 리스트를 체크해 보니 ‘품절’을 이유로 2~3가지 제품이 빠져 있었다. 처음 주문금액은 110만동 정도였지만, 배달은 80만동어치가 왔다. 배달안된 제품이 있다는 사실도 알려주지 않고 차액도 돌려주지 않았다. 특히 이날 배달된 닭고기에서는 포장을 뜯자 마자 상했을 때 나는 고약한 악취마저 나서 먹지도 못하고 그대로 버렸다.
단순 실수라고 생각한 김씨는 결재 차액반환에 대한 피드백이 오면 닭고기 문제도 항의 하려고 기다렸지만 10여일이 지나도록 롯데마트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결국 김씨가 먼저 롯데마트 앱에 나와있는 한국인 상담 전용 주소로 이메일을 보내 항의하자 그제야 롯데마트측의 연락이 왔다. 
한국말을 하는 현지인 매니저는 이메일을 받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결재금액은 돌려주는 방법을 찾아보겠다. 그리고 닭고기는 여러부위가 가다보니 그럴수 있다. 다시 보내주겠다”고 답했다. 감정이 상한 김씨가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는게 순서아니냐며 한국관리자를 불러달라고 따지자 그제서야 태도가 바뀌었다.
처음에 ‘한국관리자가 없다’고 발뺌하던 현지 매니저는 “미안하다. 선물을 보내줄테니 마무리 하자”며 매일 몇차례씩 전화해 같은 소리만 반복했다.
배달 사고에 대한 제대로 된 응대를 받길 원했던 김씨가 강력하게 항의하자 집앞까지 찾아와 ‘이 사실이 알려지면 큰일난다’ 면서 서둘러 사태를 마무리 하려했다.

 

하노이 롯데마트가 야심차게 내놓은 배달 서비스 앱인 ’스피드엘(SPEED L)’이 부실한 관리체계로 구설수에 올랐다.
베트남 현지 롯데마트 직원들이 현지 언어로 원활한 소통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한국고객들에게 결재차액을 돌려주지 않거나, 유통기한이 지난것으로 의심되는 제고품들이 배달됐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일련의 과정들에서 ‘의도성’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스피드엘(SPEED L)을 통해 그 자리에서 주문하고 신용카드로 선 결재를 할 경우 고객의 정보에도 주문 내역이 남겨져 있지만 당연히 롯데측에도 주문과 결재내역이 전송된다. 그리고 배달직원에게도 물품에 대한 선 결재 여부와 품절된 제품과 취소금액이 표시된 영수증이 전달된다. 배달직원은 고객에게 배달내역을 확인시켜주고 싸인을 받은 뒤 현금결재를 할 경우 돈을 받아가기 때문에 당연히 사실을 인지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마트측의 스피드엘(SPEED L)시스템에서는 문제가 발생할수는 없는 구조다. 

 

결국 그렇다면 현지 직원들의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행위라고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 특히 사건이 발생하고도 오랜기간 아무런 피드백을 하지 않은것은 만약 고객이 별다른 리액션이 없다면 이 금액은 돌려주지 않아도 될꺼라는 공감대가 형성된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수밖에 없다. 내부통제 시스템이 전혀 작동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한국교민들 커뮤니티에서는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노이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이모씨(여, 40세)는 “한국 엄마들 단체 커뮤니티에서는 롯데마트 스피드엘(SPEED L)을 이용할때는 현금만 사용해야 된다고 서로 이야기들이 오간다. 카드를 사용했을때 문제가 발생해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는것이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냄새나는 닭고기의 경우도 쉽게 이해가 힘든 상황.  롯데마트 매장을 직접 방문해 보면 냉장 육류코너에서 이런 하자가 있는 제품을 찾아볼수 없다. 특히나 한국 고객들이 많은 롯데마트에서 이런 상품을 내놓았다가는 무슨 욕을 먹을지 뻔한 일. 결국 배달제품은 당일 판매되는 냉장제품이 아니라 판매가 되지 않은 기한이 지난 상품을 배달 때 쉽게 말해 ‘땡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롯데마트 스피드 엘측 현지 매니저들은 한국 관리자가 없다가 발뺌하다가 나중에는 선물을 줄테니 없었던 일로 해달라고 서둘러 마무리 하려 했다. 또 냉장식품이 그날그날 신선한 판매제품이 아니라는 점도 일부 인정했다.

 

롯데마트에서 온 이메일 답변에도 ‘배송하는 냉장육류의 보관 상태가 나빴거나 유통기한으로 인해 품질이 나빠졌을수 있다’고 답했다. 냉동이 아니기 때문에 보관상태가 중요한 냉장제품이 그날 그날 신선한 것을 배달하지 않는다는 자체가 충격적이다.

 

그러다 보니 심지어 폐기처리해야 될 상품을 제값에 받고 내부에서 돈을 챙기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이 자꾸 발생하다 보니 의심이 눈덩이 처럼 커져만 가는 것이다.

 

더욱이 김씨처럼 강력한 항의를 통해 한국 관리자의 응대를 요청했을 때 현지 직원들이 보여준 태도는 이런 의혹을 증폭시킨다.
처음에는 한국관리자는 없으니 자기들한테 이야기 하면 된다고 했다. 한국고객들이 가장 많은 롯데마트가 한국관리자가 없는게 말이 되느냐며 직접 본사에 전화하겠다고 하자 그때부터 매일 전화를 해서 한국관리자는 바쁘다며 선물을 받고 그만 끝내자며 회유 하려했다. 

 

결국 폭발한 김씨가 직접 찾아가겠다고 하자 집앞까지 선물을 들고 와서 ‘사실이 알려질 경우’ 본인들이 일을 못하게 된다고 용서를 구했다.
무엇인가 숨기고 싶은것이 있지 않은 다음에야 단순히 업무에서 발생한 실수를 처리하는 과정으로 보기엔 이해하기 어려운 과한 반응이다. 숨기는 것이 없다고 쳐도 문제다.

 

직원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베트남 롯데마트는 평범한 민원응대에도 현지 직원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휘두르는 ‘초 갑질’ 기업이 되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지 직원들이 어떻게든 한국관리자와 직접 대면하지 못하게 막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고는 이유다. 
내부통제 시스템의 부재속에서 한국고객들에게는 말 그대로 ‘눈 뜨고 코 베이는’ 형국이 벌어지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직원의 응대가 한국인 고객의 눈 높이에 많이 모자랐던 것 같다"며, "스피드엘 시스템에 의해 환불은 처리됐고, 문제가 있는 상품은 온/오프라인 상 언제든 교환, 환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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