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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6일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반대매매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올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신용융자로 주식 매수금을 빌린 투자자로부터 140%의 증거금(신용거래보증금)을 받은 후 주가가 크게 하락해 주식 평가액이 증거금 밑으로 떨어질 때 해당 주식을 강제 매도해 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매매 물량이 시장에 대거 풀리면, 증시는 추가 하락 압력을 받는다. 증시 약세가 더 큰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한국 주식시장은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하며 하루동안 시가총액이 5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무려 7.46% 추락한 569.7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이 600선을 내준 것은 약 2년5개월 만이며, 종가는 2015년 1월 8일(566.43) 이후 약 4년7개월만에 최저치다. 시장이 급락세를 보이자 한국거래소는 3년1개월여만에 '사이트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일시 제한)'를 발동하기도 했다.

코스피 역시 전 거래일보다 2.56% 하락한 1,946.98로 3년1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기금이 8년만에 최대치인 520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시장의 급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를 놓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반대매매가 증시 급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수출규제 등 국내 증시에 비(非)우호적인 상황들이 전개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되고 이로 인해 증시가 급락하자 증권사들이 대거 반대매매를 시도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반대매매 물량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증시가 더 떨어지고 있어서다. 
 

오전 10시34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86포인트(1.59%) 하락한 1916.12을 나타냈다. 한때 장중 1896.42까지 하락했으나 다시 19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가 장중 19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16년 6월 24일(당시 저점은 1892.75) 이후 3년1개월여만이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4.15포인트(0.73%) 내린 565.64로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서비스에서 확인 가능한 반대매매 물량은 이달 2일까지다. 종합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2일까지 반대매매 규모는 2030억원 수준으로,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달 22일 이후부터 약 800억원에 가까운 반대매매 물량이 나왔다.

5일 발생한 반대매매 물량은 6일 오후 2~3시경 통계가 나올 예정으로, 그 규모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반전매매가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추가적인 주가 폭락 위험성이 존재한다"며 "저가매수 한다고 지금 장에 들어오면 자칫 손실을 볼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 역시 이날 관련 보고서를 내고 보수적 관점을 견지하라고 조언했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 악화, 일본 수출규제,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해석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으로 국내 증시 환경은 비우호적”이라며 “비관적인 예상보다도 더 큰 하락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추가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반등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코스피가 2000선을 이탈한 데 이어 연중 최저치를 경신함에 따라 낙폭 과대 매력이 제기될 수 있으나 아직 (매수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는 성급할 수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경기 펀더멘털(기초여건)은 취약성에 좀 더 노출될 위험이 크며, 이는 코스피의 지지선 구축 및 반등 시도에 좀 더 인내심이 필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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