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쇼팽은 피아노곡에만 집중한 연주자이자 작곡자로 피아노 독주곡만 해도 200여 곡이 된다.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명성답게 에튀드(연습곡), 녹턴(야상곡), 소나타, 발라드, 스케르초 등의 크고 작은 쇼팽의 피아노 독주 작품은 아마추어와 전문가 모두에게 환상적인 작품임이 분명하다.

쇼팽은 공공연주회보다 살롱 연주와 레슨을 더 선호하고 수입 대부분도 살롱과 상류층 학생의 레슨비로 벌어들였다. 쇼팽은 살롱에서 최고의 피아노 선생님으로 명성이 높아졌으며 레슨비도 당연히 올라갔다. 

쇼팽의 에튀드는 피아노 전공자라면 필수적으로 연습해야 할 곡들이 있다. 사실 쇼팽 에튀드는 연습곡이지만 연습곡 이상이다. 연습곡이라 하면 연습을 위한 곡이어야 하는데 연습의 수준을 넘어서 연주의 곡이다. 

 

쇼팽이 작곡한 에튀드는 크게 세 개로 나뉘며 총 27곡이 있다. 초기 1829-1832년 사이에 작곡되고 1833년에 출판된 Op.10안에는 짧은 12곡이 있으며, 1832-1836년에 작곡된 Op.25에도 12곡이 있다. 1839년에 작곡된 작은 에튀드 3개도 있다.  

각각의 곡은 특별한 음형을 발전시키며 테크닉을 필요하는 것으로 입시곡으로 지정된다. 에튀드가 입시곡에 지정곡이 되는 이유는 반복 되는 음형속에서 독립된 선율을 살려줘야 하고 표현해야 할 악센트가 있으며 울려줘야 할 화음이 있다. 악보는 두 장 정도 되지만 절대 만만하지 않다. 일단 한 곡을 ‘완성’ 하지 못해도 소위 어느 정도 손가락이 돌아가기까지도 몇 달은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 곡들이다. 

 

24개의 에튀드는 각각 쇼팽이 강조하고 싶은 테크닉이 달라 현 후세 사람들은 나름대로 별칭을 만들어 연습하고 연주하고 있다. 

 

예를 들어, 《Op.10 No.3》은 쇼팽이 조국을 그리는 마음 혹은 첫사랑과 이별을 한 후 만들어진 곡이라고 하여 ‘이별의 곡’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하다.

 

피아노의 검은 건반만을 연주한다는 《Op.10 No.5》는 ‘흑건’이라는 별칭이 있다. 

이 ‘흑건’은 주걸륜 감독의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피아노 배틀 장면으로 유명하다. 흑건을 ‘백건’으로 편곡하여 연주하는 부분이 나온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배틀 장면]

 

 [랑랑의 연주 《Op.10 No.5》]

 

《Op.10 No.4》는 ‘추격’이라는 별칭이 있다. 이 곡은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너도 인간이니’의 주인공 서강준이 2016년 ‘치즈인더트랩’에서 예전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백인호 역을 맡았는데 연습장면으로 《Op.10 No.4》가 나온다(6회). 

《Op.10 No.12》는 ‘혁명’의 별칭은 쇼팽의 애국심을 나타낸 곡이다. 폴란드의 바르샤바가 함락 되었다는 소식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작곡한 곡으로 유명하다. 

 

<글 : 김유나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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