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서울와이어 이현영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회장으로 오너 3세 경영인이다. 부친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 후 그룹 회장에 올랐다.

 

현재 진에어, 한국공항 등 기존에 맡고 있던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대한항공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경영일선에 나선 뒤 대한항공 순이익 증가와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 운영으로 한진그룹 오너3세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 보수적인 기업 이미지 탈피하는 파격적인 '디지털 혁신'

 

조 회장의 파격적인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한항공의 복장자율화, 클라우드 도입 등은 조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작품이다.

 

조 회장이 40대 젊은 총수이고 IT에 강하다는 점, '갑질 사건'으로 인한 기업 이미지 타격 등이 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기존 기업 이미지와 상반되는 제도를 시행하며 조직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첫 행보는 지난 5월 '노타이' 근무 시행이다. 이후 4개월 만에 자율복장제를 도입했다.

 

대한항공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고 창의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점심시간 자율 선택제를 실시했으며 칼퇴근이 가능하게 도와주는 메세지 기능도 도입했다.

 

지난 7월부터는 사내 업무 시스템을 구글 클라우드 기반 'G 스위트'로 전환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자율적 업무 환경으로 바꾸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6개월 단기 희망휴직제도를 실시했다.

 

조 회장은 또 세계 항공사 최초로 전체 전산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항공기 운항·정비에 관련된 방대한 자료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항로최적화, 연료절감, 사전 예측 정비 등이 실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한항공은 최근 데이터센터 내 모든 서버를 LG CNS와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작업을 완료했고, 내년 6월까지 전사자원관리(ERP)를 제외한 홈페이지 운영 등 주요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옮긴다.

 

2021년 6월까지 ERP를 포함한 모든 시스템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땅콩항공사 이미지 탈피하고자 발로 뛰는 CEO, 앞으로의 과제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17년에 대한항공 순이익이 4년 만에 흑자를 내는 등 성과를 이끌었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경영현안도 적지 않다.

 

조 회장은 저비용항공사의 저가 운임 공세에 대응해 대한항공 수익을 늘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비용항공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저비용항공사가 대형 항공사의 항공 수요를 잠식하는 양상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한항공을 둘러싼 영업환경은 2019년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에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급감했던 중국 여행 수요가 어느정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유가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의 조인트벤처에서 성과를 거둬야 한다.

 

조인트벤처사업은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물꼬를 텄지만 조원태 회장이 진두지휘해 델타항공과 계약 체결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델타항공과 진행하고 있는 조인트벤처사업은 미주 노선 강화뿐 아니라 태평양 노선의 환승 수요를 대한항공이 유치하는 것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 회장은 자신감과 추진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조 회장은 각종 행사장에서나 언론과 접촉할 때에도 보고체계를 거치기보다 직접 설명하고 대답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장경영을 중시해 직원들과 소탈한 만남을 자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의나 형식을 갖춘 보고를 좋아하지 않으며 대신 메모 형식의 이메일로 수시로 보고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부친 조양호 회장을 존경해 업무 내외적으로 부친의 가르침을 절대적으로 따르면서도 40대 젊은 리더답게 한진그룹에 혁신, 소통, 추진력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 조원태 회장은?

 

1976년 1월25일 서울에서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미국 마리안고등학교와 인하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진정보통신에 입사한 뒤 2004년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겨 입사 10년 만에 부사장으로 초고속승진했다.

 

대한항공에서 핵심 분야인 경영기획, 화물영업, 여객사업을 맡았으며 이후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과 한국공항, 대한항공, 진에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항공업무뿐 아니라 IT에도 강하다. 2007년 한진그룹 IT 계열사인 유니컨버스의 수장을 지내면서 그룹의 IT업무를 이끈 바 있다.

 

hyeon0e@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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