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G전자 CI

 

[서울와이어 송은정 기자] 최근 삼성전자와의 'TV 전쟁'으로 공격성을 드러낸 LG가 이번엔 중국 TV 업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5일 LG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지방법원에 중국 하이센스를 상대로 TV 관련 특허침해 금지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하이센스는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4위로 급부상한 중국 업체로 저가 액정표시장치(LCD) TV를 무기로 세를 넓히고 있다.

   

이에 LG전자가 최근 이어져 온 '공격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 TV 업체를 상대로 적극 견제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중국 TV 업체가 '모방' 전략을 통해 '저가 공세'를 펼치며 한국 기업을 추격하고 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중국 업체를 대상으로 TV 기술 특허 소송까지 제기하는 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2007년 중국 TCL을 대상으로 미국 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이후 10여년 만에 처음 중국 TV 업체를 대상으로 소송을 걸었다.

   

삼성전자 또한 중국 TV 업체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바 없으며 현재로선 소송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중국에는 정부 차원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업체가 많아 소송전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고 특히 TV 업계는 휴대폰이나 반도체 등에 비해 기술 침해 민감도가 낮아 그간 소송 사례를 쉽게 볼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최근 삼성전자의 QLED TV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공정 경쟁'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유럽 가전업체 3곳을 대상으로도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해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번 소송은 중국 TV 업체들이 세계 TV 시장을 잠식하는 정도가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위기의식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업체들은 LCD 패널 가격 하락에 따라 저가형 TV로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올해 상반기에는 북미 시장에서 LG전자를 4위로 밀어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으로 북미 TV 브랜드 점유율을 집계한 결과 올해 상반기에 삼성전자가 22.2%로 1위를 유지한 가운데 중국 TCL이 21.2%로 2위에 올랐다.

   

미국 최대 TV 업체 비지오는 14.3%로 3위로 밀렸고, LG전자는 11.6%로 4위로 추락했다.

 

하이센스는 7.5%로 5위에 올라섰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북미 TV 출하량 점유율이 13.3%로 삼성전자(23.8%)와 비지오(13.9%)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TCL은 2017년 9.9%, 지난해 12.7%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21.2%로 약진했고, 하이센스 역시 2017년 5.6%에서 지난해 8.3%로 급성장했다.

   

중국 업체들이 자국 시장을 장악함에 따라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TV 시장에서도 한국 브랜드는 위축되고 있다.

   

IHS마킷이 상반기 출하량 기준으로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가 19.1%로 1위를, LG전자가 12.6%로 2위를 기록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0.9%포인트 하락했고, LG전자는 변화가 없었다.

   

이와 달리 TCL은 2017년 7.1%에서 지난해 8.0%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10.1%까지 오르면서 LG전자와 격차를 대폭 줄었다.

 

하이센스 역시 2017년 5.9%에서 시작해 지난해 7.2%, 올해 상반기 7.2% 등 안정적인 세계 4위 업체가 됐다.

   

다만 판매 금액 기준으로 집계한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상반기에 삼성전자가 30.4%로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 16.5%, 소니 8.5%, TCL 6.9%, 하이센스 6.3% 등으로 비교적 큰 격차를 보였다.

yuniya@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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