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군의 공습으로 ‘국민 영웅’으로 칭송받던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살해되자 이란이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시작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군의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폭격으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한 후 이란이 보복 의사를 밝히자 미국도 “반격하겠다”며 경고해 향후 대규모 군사충돌도 발전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8일 새벽 미군과 연합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전날 이란 정부는 미군의 솔레이마니 제거를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미 국방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법안을 가결한 후 ‘비례적 군사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보복 공격 계획을 밝힌 혁명수비대는 이날 공격에 대해 “솔레이마니 사령관 살해에 대한 보복”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라크 내 미군 시설은 최근 몇 달 동안 약 15차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지만 이를 인정하는 국가나 단체는 없었다. 이란이 미군기지 공격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통신은 이란 국영TV를 인용해 “이라크 내 미군 주둔지를 향해 수십발의 지대지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보도했고 AFP통신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오후 5시 반(한국시간 8일 오전 7시 반)께 연합군이 주둔한 알아사드 기지에 로켓 9발이 3차례에 걸쳐 떨어졌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이란이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2개 기지에 대해 12발 이상의 미사일 공격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조너선 호프만 미 국방부 대변인은 “12발 중 3발은 이란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사상자 보고는 없다”고 말했다.

이라크 내 미군 시설 피격 사실을 보고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밤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를 주시하며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과 협의했지만 참모진들이 준비한 연설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미국인과 동맹국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취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에스퍼 장관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란과의 전쟁 시작이 아닌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이란과 외교적 해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와 관련 “이라크를 떠나지 않는다는 우리의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미군의 이라크 철수 서한 보도를 공식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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