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 한보라 기자

[서울와이어 한보라 기자] 올해도 보험업계 전망이 어둡다. 저금리 기조가 예고된 와중 손해율 상승과 보험시장 포화라는 난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수입보험료 감소는 마이너스 성장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몇몇 소비자들은 “경기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해지하는 것이 보험”이라며 냉정한 입장을 밝혔다. 고가의 보험비를 차치하고서라도 보험사가 약속한 보장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소비자와 보험사가 반목하는 사이에 업권에서 몸집을 불린 것이 바로 GA(독립법인대리점)다.

 

GA는 보험판매채널로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회사다. 최근 대형 GA들은 높은 수수료율(1700%)을 중심으로 약 41만명에 달하는 보험설계사를 보유하는 등 영향력을 강화해왔다. 실제 작년 9월 기준 GA 수입수수료는 8832억원 증가한 6조934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의 실적 악화는 ‘소비자 외면’과 ‘GA갑질’ 사이에서 돌고 돌았다. 보험회사가 상품 차별화를 포기한 상황에서 판매채널에 주력하다보니 보험설계사를 다수 보유한 GA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됐다.

 

심지어는 몇 년간 일부 GA사가 보험사에 요청한 보험설계사 해외여행경비 수십억 원마저 울며 겨자먹기로 지원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GA 불완전 판매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작년 기준 GA 불완전 판매 비율(0.21%)은 보험사 전속 설계사(0.12%)의 두 배에 달한다. 실적 위주의 영업이 벌어지다 보니 필연적으로 내부 통제 취약과 불건전 영업행위가 관행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위법행위에 대해 타협없는 차별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의 중점은 단순히 GA의 갑질이 아닌, 그런 GA가 갑질을 벌일 수 있도록 자리를 내준 보험사에 있다. 이제는 부진한 혁신과 과도한 경쟁 양산에서 벗어나야 한다.

 

보험이 ‘비난’의 대상이 아닌 ‘제 1의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부위정경(扶危定傾)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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