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른바 ‘우한 폐렴’이 확산이 중국 제조업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에 생산 거점을 둔 글로벌 기업들도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우한 폐렴 확산이 중국의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며 “혼다 등 중국 진출 글로벌 기업도 생산계획 재검토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주요 공장의 가동 중지 상황이 장기화하면 중국발 세계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에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쑤저우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제조업 허브 중 하나로 애플과 대만 폭스콘, 미국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기업의 공장이 밀집해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후공정 공장과 삼성디스플레이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가전 공장도 쑤저우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10월 ‘신규 투자 및 상생 협력 협약식’에서 2025년까지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삼성은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LCD에서 퀀텀닷(QD : 양자점 물질) 디스플레이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순차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 공장들도 우한 폐렴 직격탄을 맞아 가동이 중단돼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삼성디스플레이 한 관계자는 “현재 쑤저우 공장과 충남 아산의 7, 8세대 라인에서 LCD를 정상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가동 중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반면 쑤저우시와 인근 도시에 1500개 이상의 기업이 집중돼 있는 일본 기업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우한에서 중국 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합작공장을 꾸리고 있는 혼다는 당초 2월 3일 조업을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미정’으로 바꾸고 재개 시점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혼다의 경우 광저우(広州)시에도 공장을 갖고 있지만 우한에 위치한 부품 회사로부터 공급받는 물량이 많아 우한 공장의 가동이 지연되면 생산체제 전체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중국의 음력 설인 춘절(춘제·春節) 연휴 기간을 당초 1월 30일부터 2월 2일(상하이시는 9일)까지 연장하고 산업단지가 몰려 있는 쑤저우(蘇州)시는 기업들에게 다음달 8일까지 휴업 연장을 통보한 상태다.

 

중국 정부가 각 지역에 인구 이동을 제한하면서 산둥성(山東省)과 산시성(山西省) 당국은 건설 업계에 춘제 기간 동안 귀향한 노동자 등을 직장으로 복귀시키지 말라고 지시했다.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15개 도시를 전면·일부 봉쇄한 가운데 27일 수도 베이징에서 첫 사망자가 나오자 상하이시는 역내 기업들에게 다음달 9일까지 휴업을 연장하라고 조치했다. 

상하이에는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과 영업 거점이 집중돼 있어 생산 차질 등 여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