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에서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공동취재단,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백두에서 한라까지 남북 8천만 겨레 모두의 하나됨을 위하여"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북한 평양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마지막 일정인 만찬장에서 겨레의 하나됨을 바라는 염원을 담아 건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박3일 일정으로 평양을 찾은 문 대통령 내외와 남측 수행단을 위해 최고의 연회장인 목란관에서 환영 만찬을 주최했다. 목란관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때도 환영 만찬이 열린 곳이다.

이 자리에는 김정숙 여사와 김 위윈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를 비롯해 남측 수행원 200여명, 북측 수행원 50여명이 함께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를 비롯해 마술사 최현우, 가수 알리 등도 모습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북의 하나됨'을 기원하는 건배사로 분위기를 달궜다.

먼저 환영사를 한 김 위원장은 "꽃피는 봄 계절인 지난 4월과 5월에 판문점 상봉에 이어 풍요한 가을에 이렇게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여러분과 만나게 돼 참으로 기쁘고 감회가 깊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들은 좋게 출발한 평화번영의 새 역사를 지속해 나가며 북남관계에서 꽃피는 봄날과 풍요한 결실만이 있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그러한 마음으로 의지를 다지고,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선언을 계승·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이 뜻깊은 상봉이 북남관계 발전과 우리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온 겨레에게 다시 한 번 크나큰 신심과 기쁨을 안겨주는 역사적인 일로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해 장내 박수를 이끌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문 대통령은 "긴 겨울을 이겨내고 함께 맞았던 봄에 ‘가을이 오면 다시 만나자’고 우리는 약속했다. 그 약속 그 대로 평양으로 초대하고 따뜻하게 맞아준 김정은 위원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아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내실 있는 발전을 이루고 남과 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도 중요한 의제다. 항구적인 평화와 협력의 시대를 여는 큰 걸음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마침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명절인 한가위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처럼 온 겨레의 삶을 더 평화롭고 풍요롭게 하는 만남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의 만남이 북과 남의 국민 모두에게 최고의 한가위 선물이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건배 제의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분의 건강과, 백두에서 한라까지 남과 북 8천만 겨레 모두의 하나 됨을 위하여"를 외쳤다. 참석자들은 일동 '위하여'를 외치며 환한 미소로 건배를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전달한 선물을 살펴보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날 메뉴로는 백설기 약밥, 강정합성 배속김치,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 생채, 상어날개 야자탕, 백화 대구찜, 자산소 심옥구이, 송이버섯구이, 흰쌀밥, 숭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녹차 등이 마련됐다.

오후 8시 37분에 양 정상이 입장하며 시작된 만찬은 두 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10시53분께 끝이 났다.

한편 목란관 로비에는 남북이 서로에 건넨 선물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남측은 자유로운 왕래를 통해 교류 협력을 증진하고 번영과 평화를 이루자는 의미를 담아 대동여지도를, 북측은 풍산개 사진과 함께 지난 5월 정상회담 당시 백두산 그림을 배경으로 찍었던 양 정상의 사진을 그림으로 옮겨 놓은 유화를 선물했다.

평양 방문 이틀째인 19일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2일 차 정상회담을 어어간다. 특히 이날 회담은 한반도 비핵화 진전과 남북관계 개선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어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정상은 추가 회담을 마친 뒤 18∼19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저녁 환송 만찬 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하룻밤을 더 묵은 뒤 20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을 떠나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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