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가볼만한 추억 여행지,삼척 미로정원·고창 책마을해리등 문화공간 변신 폐교 / 고창 책마을 해리/사진제공=고창군청
주말 가볼만한 추억 여행지,삼척 미로정원·고창 책마을해리등 문화공간 변신 폐교 / 고창 책마을 해리/사진제공=고창군청

 

[서울와이어 김하성 기자] 주말이자 토요일인 30일은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낮 기온이 25도 이상 오르는 곳이 많아 초여름 날씨를 보이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17도등 12∼18도, 낮 최고기온은 22∼30도로 예보됐다.

 

모처럼 화창한 날씨에 가족들과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미술관, 박물관,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각 지역 폐교를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때마침 한국관광공사는 한국관광공사는 '폐교의 재탄생& 추억의 학교 여행'이라는 테마로 6월 '추천 가볼 만한 곳' 6곳을 선정했다.

 

6곳 추천 여행지로는 ▲ 경기 김포 덕포진교육박물관 ▲강원 삼척미로정원▲강원 홍천, 홍천아트캠프 ▲강원 영월,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 ▲전북 고창, 책마을해리 ▲전남 고흥, 연홍미술관 등이다.

 

관광공사는 “폐교는 미술관, 박물관,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기도 하고, 옛 학교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도 거듭나 여행자를 즐겁게 한다”며 “아련한 기억을 소환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학교로 여행을 떠나보자”며 6곳을 추천했다.

◇경기 김포, 덕포진교육박물관
 
1996년 김포에 문을 연 덕포진교육박물관은 어릴 적이나 학창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특히 이인숙 관장의 풍금 연주에 맞춰 부르는 동요, 김동선 관장의 1950~1960년대 학창 시절 이야기는 남녀노소에게 익숙함과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덕포진교육박물관을 설립한 두 관장의 일화는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이자,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미담이다.
 

박물관과 이웃한 김포 덕포진(사적 292호)은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때 격전이 벌어진 조선 시대 진영으로, 덕포진을 거쳐 손돌 묘까지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조선 인조의 아버지 원종과 어머니 인헌왕후가 잠든 김포 장릉(사적 202호), 구 김포성당(국가등록문화재 542호)과 솔숲이 아름다운 김포성당,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김포아트빌리지도 김포로 떠나는 여행에서 만나봐야 할 곳이다.

◇강원 삼척, 미로정원
 
삼척미로정원은 옛 미로초등학교 두타분교를 개조해 마을 공동체 정원으로 꾸몄다. 삼척 시내에서 약 13~14km 떨어진 곳에 있는데, 산골 여행의 즐거움을 선물한다.

 

얼핏 보면 초등학교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아기자기하고 화사하다. 이름도 재미있다. 처음 들으면 산속의 미로(迷路)를 떠올리기 쉽지만, '늙지 않는다'는 미로(未老)다.

 

꽃과 나무 사이로 난 소담한 산책로를 거닐 때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니 미로(未老)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운동장 한가운데 연못 같은 풀장에서는 투명 카누를 탈 수 있다. 카누에 오르면 주변 산세가 한층 그윽해 마치 신선놀음인 듯하다. 인근 천은사는 나라의 제사에 쓰는 두부를 만들던 조포사(造泡寺)로,이런 역사를 생각하면 삼척미로정원 두부 만들기 체험이 더 특별하다.

 

◇전북 고창, 책마을해리
 

해리면 월봉마을에 위치한 ‘책마을 해리’는 종이와 활자의 감성이 살아있는 곳으로써 이대건 촌장은 도축장이 될 뻔한 폐교를 2006년 인수해 누구나 책을 만들 수 있는 곳으로 변신시켰다.

 

고창군에 따르면 이곳은 시인학교, 만화학교, 출판캠프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껏 선보인 책이 100여 권에 달하며 동네 아짐과 할매부터 각급 학교 학생과 교사까지 작가층도 다양하다고 한다.

 

그 결과 지난해 봄에는 지역 출판의 미래를 모색하는 ‘2019 고창한국지역도서전’이 전라도 지역을 대표해 이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주변에 둘러볼 만한 곳으로 상하농원, 선운사, 고창읍성을 꼽은 가운데 군과 매일유업이 만든 상하농원은 드넓은 목장에 젖소와 양, 염소가 뛰놀고, 햇살과 바람 아래 로즈마리, 라벤더, 페퍼민트 등 각종 허브가 싱그럽다.

 

농장에서 생산한 재료로 근사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도 이용할 수 있다. 선운산 북쪽 기슭 울창한 숲 가운데 자리한 고찰 선운사도 빼놓지 말자. 고창읍성(사적 145호) 성곽 위로 한 바퀴 돌며 탁 트인 들판과 읍내 풍경을 즐겨도 좋다. 

 

고미숙 홍보팀장은 “인문학도시, 역사문화관광도시 고창을 찾아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달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마음을 치유하고 즐거운 문화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한반도 첫수도 고창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고흥, 연홍미술관

 

고흥 연홍도는 섬 곳곳이 정겨운 미술관이다. 폐교를 개조한 미술관이 있고, 담장을 캔버스 삼은 그림과 조형물이 길목마다 여행객을 반긴다. 울긋불긋한 마을 지붕은 푸른 다도해와 맞닿는다.

 

외딴섬에 예술의 싹을 틔운 연홍미술관은 폐교된 금산초등학교 연홍분교를 꾸며 2006년 문을 열었다.

 

교실 두 칸이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했고, 아담한 갤러리카페가 들어섰다. 운동장 터는 정크아트 작품으로 채웠다. 전시물은 미술관에 머물지 않고 선착장에서 마을 골목, 포구로 이어지며 섬을 수놓는다.

 

연홍도는 2015년 전라남도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되고, 2017년 '지붕 없는 미술관'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예술의 섬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골목에서 마을 사람들이 살아온 세월이 담긴 사진, 조개껍데기와 부표 등으로 만든 작품을 만난다. 미술관 앞으로 마주 보이는 금당도의 병풍바위 또한 그림 같다. 거금도 신양선착장과 연홍도를 오가는 배가 하루 7회 운항한다.
 

연홍도둘레길에서는 곰솔 숲, 좀바끝 등 섬의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거금도 남단 해안도로는 익금해수욕장, 오천몽돌해변 등 다도해가 펼쳐진 금산 해안경관이 탐스럽다. 팔영대교에서 이어지는 여수-고흥간 연륙연도교는 바다 조망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강원 홍천, 홍천아트캠프

홍천 화상대리 동화마을에 자리한 홍천아트캠프는 폐교된 내촌초등학교 대봉분교를 2012년 10월 개보수 숙박·수련 시설로 꾸몄다.

 

동창회나 동문회, 기업 워크숍 장소 등으로 인기 있으며, 가족 단위 여행객도 알음알음 찾아온다. 이름 덕분에 음악·미술 동호회를 비롯해 예술인이 연주회와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나무판자가 깔린 복도와 내무반처럼 꾸민 숙박 공간에서 40~50대는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고,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반짝인다.

홍천아트캠프 건넛마을 앞을 흐르는 내촌천은 여름철엔 다슬기와 메기, 장어, 쏘가리가 많이 잡혀 천렵과 낚시를 하러 나온 사람들로 붐빈다.
 
홍천 여행의 또 다른 백미는 수타사산소길이다. 수타사와 공작산생태숲, 귕소(출렁다리), 용담을 거치는 코스로 싱그러운 초여름 숲을 만끽할 수 있다.

 

홍총떡과 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려 구워 먹는 화로구이는 홍천을 대표하는 맛이다.

 
◇강원 영월,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
    

박물관이 무려 28개나 되는 '박물관 고을' 영월에서도 눈에 띄는 박물관이 있다. 강원도 한반도면의 폐교를 개보수한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이다.

 

지난 2012년 문을 연 이곳은 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한 기자 박물관일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기자가 돼보는 체험 공간이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1일 기자 체험'은 아담한 야외 전시장에서 시작된다. 현장 기자들의 보도사진을 전시하는 공간에 때마침 '6월 민주항쟁 사진전'이 한창이다.

 

6월 민주항쟁을 상징하는 '아! 나의 조국'은 영월미디어박물관 고명진 관장이 한국일보 사진기자 시절에 찍은 사진이다.

 

이 작품은 AP가 선정한 '20세기 세계 100대 사진'에 들면서 유명해졌고,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도 수록됐다. 전시실에서는 현장 기자들의 손때 묻은 전시물을 보고, 헬리캠과 드론 등 최신 장비를 활용해 기자 체험을 할 수 있다.

 
영월 청령포(명승 50호)는 조선 시대 유배지다. 단종이 최후를 맞이한 관풍헌과 뒤늦게 조성된 영월 장릉(사적 196호)까지 둘러보면 아이와 떠나는 역사 기행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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