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R&D 캠퍼스서 디자인 전략회의 개최,
사업부별 회의 5년 만에 전사 통합으로 격상, 직접 주관
융‧복합 트렌드에 맞춰 HW‧SW 통합 역량 구축
“디자인에 혼을 담아내자. 다시 한번 도전하자”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12일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서울R&D 캠퍼스에서 담당 직원으로부터 차세대 모바일 관련 디자인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열린 전사 통합 디자인 전략회의를 주관하고 미래 디자인 비전 및 추진 방향 등을 점검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12일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서울R&D 캠퍼스에서 담당 직원으로부터 차세대 모바일 관련 디자인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열린 전사 통합 디자인 전략회의를 주관하고 미래 디자인 비전 및 추진 방향 등을 점검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와이어 채명석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친 이건희 회장 별세후 일선 경영에 복귀하면서 내세운 첫 지향점은 ‘융합’과 ‘디자인’이었다.

기술적 우위 차원의 경쟁을 넘어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핵심 조건으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나아가야 할 길도 ‘디자인’에서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서울R&D 캠퍼스에서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어 미래 디자인 비전 및 추진 방향 등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이 국내 사업장을 찾아간 것은 지난 9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점을 방문한 이후 두 달여 만이다.

특히, 이날 회의는 ‘디자인’에 대한 이 부회장의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사업부별 디자인 전략회의를 진행해 왔으나, 올해 처음으로 전사 통합 회의로 격상했으며, 이 부회장이 직접 주관했다.

AI(인공지능), 5G 및 IoT(사물인터넷) 기술 등의 발달로 기기 간 연결성이 확대되고 제품과 서비스의 융·복합화가 빨라지는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디자인 역량’이 중요하다는 이 부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은 CCO(최고소통책임자) 직무를 담당하고 있을 때에도 이업종 계열사간 연결 시너지를 강조해왔다. 눈가리개를 씌우고 1위를 위해 혼자서 트랙을 뛰는 경주마식 사업구조가 아닌, 트랙을 도는 모든 경주마들이 눈가리개를 벗어던지고 함께 무리를 지어 달려 도착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미래 기업의 생존법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은 융‧복합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으며, 융‧복합과 디자인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내는 것을 ‘뉴 삼성’의 지향점이라고 제시했다.

삼성전자측도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첫 경영 행보로 미래 디자인 전략회의를 주재한 것은, 이 회장의 '디자인 경영'을 한 차원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이날 회의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첫 번째)이 12일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서울R&D 캠퍼스에서 담당 직원으로부터 가정에서 운동‧취침‧식습관 등을 관리해주는 로봇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열린 전사 통합 디자인 전략회의를 주관하고 미래 디자인 비전 및 추진 방향 등을 점검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첫 번째)이 12일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서울R&D 캠퍼스에서 담당 직원으로부터 가정에서 운동‧취침‧식습관 등을 관리해주는 로봇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열린 전사 통합 디자인 전략회의를 주관하고 미래 디자인 비전 및 추진 방향 등을 점검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날 회의에서는 진 리드카(Jeanne Liedtka) 버지니아 대학 Darden 경영대 부학장, 래리 라이퍼(Larry Leifer) 스탠포드대학 디스쿨 창립자 등 글로벌 석학들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최신 디자인 트렌드와 혁신 사례도 공유했다.

이 자리에는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 한종희 VD사업부장,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등을 비롯한 세트 부문 경영진과 승현준 삼성리서치 연구소장, 이돈태 디자인경영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가정에서 운동‧취침‧식습관 등을 관리해주는 로봇 ▲서빙‧배달‧안내 등이 가능한 로봇 ▲개인 맞춤형 컨텐츠 사용 등이 가능한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등 차세대 디자인이 적용된 시제품을 직접 체험했다.

그는 “디자인에 혼을 담아내자. 다시 한번 디자인 혁명을 이루자.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자. 도전은 위기 속에서 더 빛난다. 위기를 딛고 미래를 활짝 열어가자”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제품의 성능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1996년 ‘디자인 혁명’을 선언하고, ▲디자인경영센터 설립 ▲글로벌 디자인 거점 확대 ▲디자인 학교(SADI) 설립을 통한 인재 발굴 및 양성을 추진해왔다.

현재 서울, 샌프란시스코, 런던, 뉴델리, 베이징, 도쿄, 상파울루 등에 위치한 글로벌 디자인연구소 7곳에서 디자이너 1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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