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전반 총괄‧계열사 역할 조율 통해 ‘新리더십’ 추구
삼성그룹 총수 체제 벤치마킹해 큰 그림 그리는 역할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 및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 주력
김동관 사장 등 3형제 순조로운 경영 승계 돕고
안착한 이사회 중심 계열사 독립경영체제 강화에 초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제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제공

[서울와이어 채명석 기자] 7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룹 모태인 ㈜한화 등 3개 계열사의 미등기 임원을 맡기로 했다.

등기임원이라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원 톱으로서 한발짝 뒤에서 그룹 전체의 큰 그림을 그리면서 계열사간 사업을 조율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는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의도다. 맞아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김승연 회장은 이병철‧이건희 회장 체제의 삼성그룹 총수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물러나 있던 지난 7년간 한화그룹은 삼성그룹과 석유화학‧방위산업 계열사 빅디를 성사시키는 등 규모가 커졌다. 과거와 같은 ‘김승연 1인 집중체제’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사업구조도 복잡해졌다.

더불어 이사회 중심의 계열사간 독립경영체제가 안착되었고,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올해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를 맡는 등 경영권 승계를 위한 마지막 단계에 들어가 있는 상황도 김승연 회장의 부담을 줄였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다음달 중 모기업인 ㈜한화와 화학·에너지 대표 기업인 한화솔루션, 건설·서비스 대표 기업인 한화건설 등 3개 핵심 기업에 미등기 임원으로 적을 두고 한화그룹의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26일 밝혔다.

한화그룹은 “계열사들이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앞으로도 회사별 사업 특성에 맞춰 자율‧책임경영 시스템을 지속 발전시킨다는 점을 고려해 김승연 회장은 등기임원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계열사들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관여하기보다는 그룹 전반에 걸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사업 지원 등의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승연 회장은 전문경영인이 중심이 된 계열사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대규모 투자와 신사업 진출 등을 ‘결정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들 3형제가 경영일선에서 안정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점도, 김승연 회장이 굳이 등기임원으로 나설 필요가 없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장남 김동관 사징은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를 맡았는데, 김승연 회장이 한화솔루션 미등기임원을 맡은 것은 김동관 사장을 확실히 지원하는 한편, 미래 신사업을 책임지고 밀고 가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어 차남 김동원 전무는 한화생명에, 삼남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도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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