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지난해 팬데믹으로 급락 후 폭등했던 증권시장이 올해 불안한 상승 흐름을 보인다. 불확실성이 강해지는 시대다. 서울와이어는 5일간의 연휴에 맞춰 대신증권,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투자 전문가와 함께 어려운 시대의 등불이 될 투자 전망과 전략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국내 증시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 저가 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높다. 관련 이벤트가 예상되는 수준에서 마무리 된다면,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8월 미국 고용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인해 23만5000명이 증가, 시장예상치인 75만명을 크게 밑돌았다. 이번 지표 결과치와 예측치의 괴리율은 2017년 이후 3번째(-51만5000명)로 높았다. 시장은 연내 테이퍼링 단행 가능성을 높게 본다.

8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펀드매니저 서베이에 따르면 매니저들은 연준의 구체적인 테이퍼링 언급 시점은 9월 개최되는 FOMC 회의(33%), 시행 시점은 내년 1월에서 올해 11월로 앞당겨 질 것으로 본다. 고용 쇼크가 일시적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도를 약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한다면 이머징 마켓(EM)과 아시아 증시 입장에서는 숨통이 다소 트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매 국면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는 없으나, 유사한 시기에 금융시장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참고해봤다. 이번 경우를 포함해 고용지표가 시장 예측을 크게 하회했던 적은 작년 4월(-60만1000명), 12월(-22만4000명)과 2021년 5월(-71만2000명)이다. 발표 직후 약 1개월간 몇 가지 지표는 유사한 흐름을 시현했다.

당시 미국채 10년물은 횡보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달러지수는 하방 압력이 높은 흐름이 전개됐다. 이에 아시아 통화(ADXY) 지수는 점진적인 우상향 흐름을 시현했다. 장기물이 횡보하며 실질금리 또한 뚜렷한 방향성이 부재한 채 하향 안정화된 흐름이 지속됐다. 궁극적으로 마이너스 실질금리는 성장주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가치 대비 성장은 대체적으로 성과가 좋았다.

이머징 마켓(EM) 증시에 대한 시각이 우호적으로 변화한다면, 원화 약세 압력 진정이 시간상 보면 여타 이머징 통화 대비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원화 명목실효환율, 국내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 미국 대비 국내 기업 주당순이익(EPS) 상대 강도, 외국인 국내 IT섹터를 중심으로 한 비중축소 진행 정도를 감안 할 필요가 있다.

8월 이후 코스피는 원/달러 환율과의 연관성이 높아졌다. (최근 12주 상관계수 0.8)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연초 이후 8% 평가절하돼 호주달러 다음으로 평가절하 폭이 컸다. 원화 가치가 부각된다면 외국인의 점진적인 매수 유입세 가능성은 높아진다. 환율이 1200원 수준에서 하락 전환 시 꾸준히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수익률을 기록했던 업종은 반도체, 기계, 증권이다.

스타일 측면에서는 가치·성장주의 구분이 아닌 실적주와 비(非)실적주 간의 차별화 관점이 필요하다. 미국 장단기 금리차 흐름을 기준으로 보면, 지금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시점이라고 판단한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의 특징 중 하나가 매출 또는 순이익과 같은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업종 또는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심해진다는 점이다. 코스피 내에서 차지하는 매출과 순이익 비중이 동반 상승하는 종목군들의 연평균 주가수익률이 월등히 높다.

전략적으로 마진 개선이 높은 하이퀄리티 기업, 성장 프리미엄을 받는 친환경 테마 기업이 유망해 보인다. 하이퀄리티 기업이란 이익률이 높고,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기업을 의미한다.

연준의 유동성 확장 정책 종료 이후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 종목군의 주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만 ROE는 부채 기반이 아닌 자산 기반(ROA) 상승을 토대로 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레버리지비율 상승으로 ROE가 상승했던 경우는 연간 주가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가장 낮았다.

친환경 테마 중에서는 수소 관련 밸류체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프앤가이드 수소테마 구성 종목들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여타 친환경 테마 업종 대비 그간 부진했다. 현대차그룹의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와 대기업들의 수소기업협의체 발족 등 잇따른 대형 이벤트에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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