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서 유영철 모티브 '구영춘' 연기
캐릭터 준비하며 프로파일링 자료 다 찾아봐
기존 작품의 차별화 고민, 새로운 소재, 캐릭터라 생각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동기 없는 살인이 급증하던 시절, 악의 정점에 선 연쇄살인범들의 마음을 치열하게 들여다봐야만 했던 대한민국 최초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심리 수사극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작품은 치밀한 대본, 과감하고도 섬세한 연출, 배우들의 명품 열연으로 안방극장에 역대급 몰입도를 선사했다. 20여 명 가까이 죽인 연쇄살인마 '구영춘'(한준우 분)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간 범죄행동분석팀 이야기가 그려졌다. 인간이 아닌, 인간이기를 포기한 악마의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간 프로파일러 '송하영'(김남길 분)의 모습은 몰입도에 방점을 찍는 순간이었다.

지난달 12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극본 설이나/연출 박보람/제작 스튜디오S)에서 연쇄살인범죄자이자 사이코패스 유영철을 모티브로 한 '구영춘'을 연기해 큰 호평을 얻은 배우 한준우. 얼마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를 만난 그는 작품을 촬영하며 느낀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12부가 이렇게 빨리 지나갈 줄은 몰랐어요. 파트가 둘로 나뉘어 중간에 결방한 시간이 있어서 그런지 더 짧았던 것 같아요. 그만큼 많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방송을 볼 때는 저도 한 사람의 시청자로서 빠져들어 흥미롭게 시청한 것 같아요. 촬영했던 시간이 추억으로 떠오르는 때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정말 애착을 갖게 된 작품인 것 같아요.“

배우 한준우. 사진=웅빈이엔에스 제공
배우 한준우. 사진=웅빈이엔에스 제공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내가 과연 이 인물을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두렵지만 이것은 새로운 도전이다’는 생각,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들었던 것 같아요. 권일용 교수님의 모든 영상 자료를 시작으로 프로파일러와 범죄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어요. 홍수와 같이 많은 자료가 있더라고요. 자료를 꼼꼼히 읽다 보니 중복되는 내용도 있었지만 아주 섬세하고 흥미로운 자료들이 많아서 다 보기에 시간이 부족해 아쉬웠어요. 잭 에프론이 주연으로 연기한 ‘나는 악마를 사랑했다’는 작품이 미국의 실존 연쇄살인마 테드 번디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 참고할 만한 게 있을지 관람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스틸. 사진=SBS 제공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스틸. 사진=SBS 제공

한준우는 '구영춘' 캐릭터를 준비하며 이미 드라마, 영화 애호가들에게 각인된 기존의 작품에서 동일 인물을 표현했던 다른 배우와 어떤 차별화를 보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러나 이내 고민 자체가 그의 욕심이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비슷한 소재지만 전혀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배우, '한준우'가 풀어가는 또 다른 새로운 캐릭터라는 믿음을 가졌고 올곧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 집중하려 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작업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해졌고, 감독님 외 배우 분들, 스태프분들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부담감을 떨쳐냈어요. 감독님과 저 둘 다 어떻게 하면 가장 실제에 가까운 현실감 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생각해 볼수록 '구영춘'은 복잡하고 단순하게 정리될 수 없는 사람이었죠. 결국 '대본 안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핵심만 몇 가지 꼽아보자' 생각했어요. 오히려 단순하게 접근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때부터는 감독님과 고민하는 지점, 협업하는 방식이 같았고, 감독님을 전적으로 신뢰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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