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통해 스마트폰의 경각심 되새겨
매번 감정 씬마다 똑같은 에너지 발산하는 천우희, 정말 대단
'불한당'서 김희원에게 영감받아... 연기에 임하는 마음가짐 배워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일상의 편리함과 소통의 상징인 스마트폰을 해킹당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범죄를 그렸다. 작품은 주요 인물을 통해 인간관계, 소통방식, 개인정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배우 임시완은 극중 어떤 죄의식도 없이 치밀하고 섬뜩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휴대전화 수리기사 '준영' 역을 맡아 한계 없는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다. 임시완은 없어지고 있는 ‘프라이버시’에 대해 말했다.

"저도 필요 때문에 SNS를 하고 있지만 그런 것들이 영화에 있을 법한 위험에 노출되기 쉬워지게 만드는 것 같아요. 오늘 뭘 하고, 뭘 좋아하고, 이런 개인적인 걸 올리는 것 자체가 건강해 보이지 않고. 제가 모르는 불특정 누군가가 저에 대해 너무 많이 아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요. 배우가 아니었다면 SNS를 안 했을 것 같아요. 메시지 기능이 큰 카톡은 소통을 위해 쓰지만 SNS는 웬만하면 공적으로 활용하려 합니다."

배우 임시완.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임시완. 사진=넷플릭스 제공

극중 임시완이 연기한 '준영'은 자신의 범죄 행각을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복합적인 캐릭터다. 그는 선한 얼굴과 대비되는 서늘한 눈빛, 다양한 무표정, 개인성 드러나지 않는 깊은 내면 연기로 긴장감과 몰입감을 높였다. 그간 '미생', '런 온',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비상선언' 등 선과 악을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 변신과 연기 도전을 했던 그는 악역의 매력을 소개했다.

"악역은 배우의 세계에서 축복이라는 말도 들었어요. '극의 꽃'이라고도 하고. 연기를 강렬히 보여주거나 다채롭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선 악역이 확실히 열려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근래엔 사회적 영향력을 봤을 때 비중상 선역을 하는 게 더 이상적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굳이 비중만 따지자면요. 작품 시청하는 부모님은 악역보다 왕이나 주인공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평범한 스타트업 회사 마케터 '나미'(천우희)의 일상은 스마트폰을 떨어뜨린 후 '준영'이 줍게 되면서 모든 일상이 뒤틀린다. 현실에서 해킹하는 사람이 있지만 '우준영'이란 인물이 단순히 직업이나 금전적인 목적으로 스마트폰 해킹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소름 끼치고 막막하게 느껴진다. '나미'의 '모든' 것을 쥔 '준영'과 그런 '준영'에게 대응하는 '나미'의 모습은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천)우희 누나는 연기를 너무 잘하는 것 같아요. 잘하는 걸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그 에너지가 대단했어요. 어떻게 여러 번 컷이 되는데 매 장면 똑같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지 물어봤어요. 감정 신은 사실 휘발되는 부분이라 한 두 번 하고 나면 더는 똑같이 나오기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우희 누나는 그 끈을 놓지 않고 이어가요. 매 다른 감정 신마다 똑같은 에너지를 발산하니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틸. 사진=넷플릭스 제공

임시완이 극중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준영'의 존재, 그가 '의문의 남자'였음이 밝혀지는 장면이다. 가장 기대했던 장면이기도 하지만 가장 극적으로 등장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당시 반전에 소름 돋는 느낌을 받아 탄성을 내지른 장면이었다. 촬영하면서도 또 시청하면서도 처음 '지만'(김희원)과 마주하는 장면을 봤을 땐 짜릿한 느낌을 받았다.

"희원이 형님은 제가 '불한당' 때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영감을 되게 많이 받았어요. '그 장면은 어떻게 접근하신 거예요' 하며 너무 궁금해서 직접 물어봤어요. 뺨 맞고 뒤에 가서 우는 신이었는데 웃기게 촬영했는데 제겐 너무 어려웠어요. 선배님은 '난 진짜 슬퍼서 운 거였다'고 하셨는데 남이 봤을 때 웃긴 신도 임하는 태도는 진심이라는 답변이 굉장한 힌트가 됐어요. 저 같은 새파란 후배 앞에서도 스스럼 없으신 거죠. 그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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