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국책 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둔화' 진단을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처음 경기 둔화를 공식화 한 후 석달째다. 특히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그나마 긍정적이었던 수출까지 '위축' '악화'로 진단하며 경고등을 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3일 '경제동향 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수출도 위축되는 등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년 대비 4.1% 증가율을 보였던 수출은 12월 -1.2%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반도체(-8.3%), 석유화학(-6.1%) 등 한국 수출을 이끌었던 주요 수출 품목들이 대부분 부진했고, 최대 수출국이었던 대 중국 수출(-13.9%) 감소 폭도 전월에 비해 확대된 여파다.

여기에 경제협력기구(OECD) 선행지수 역시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내수와 관련해서는 "소매판매액의 증가 폭이 축소되고 투자 감소 폭은 확대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1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증가(1.0%)하기는 했지만 같은 해 9~10월 평균 증가(2.8%) 수준을 밑도는 등 증가세가 둔화했고, 12월 소비자심리지수도 기준치 100보다 낮은 97.2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KDI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관련 선행지수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지표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KDI는 "일부 서비스업 부문의 고용 증가에 따라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전월보다 크게 확대됐으나, 제조업의 고용 부진은 지속하는 모습"이라고 봤다.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세계 증시 불안 등으로 코스피가 하락세를 지속했다"며 "세계 경제는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도 확대되며 추가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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