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다각화 전략에서 ‘쿠키런’ IP 올인 전략으로 전환

‘쿠키런: 마녀의 성’(사진=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마녀의 성’(사진=데브시스터즈)

[서울와이어 서동민 기자]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중인 데브시스터즈가 올해 ‘쿠키런’ IP로 실적 반등을 꾀한다. 오는 15일 퍼즐 어드벤처 게임 ‘쿠키런: 마녀의 성’을 시작으로 2분기 캐주얼 협동 액션 ‘쿠키런: 모험의 탑’과 하반기 실시간 대전 게임 ‘쿠키런: 오븐스매시’를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신작 효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유력하게 점쳐지지만, 여전히 ‘쿠키런’ IP 하나에 모든 매출을 의존하는 원 IP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데브시스터즈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6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4.9%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보다 적자 폭을 키웠다. 데브시스터즈는 2022년 2분기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2007년 설립된 데브시스터즈는 러닝 게임 ‘쿠키런’으로 성공한 회사다. ‘쿠키런’ 이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와 ‘쿠키런: 킹덤’의 성공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쿠키런’ IP 외에도 다른 신작들도 내놓으며 IP 다각화를 꾀했지만 이렇다 할 히트작을 하나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에는 사이드뷰 슈팅 게임 ‘데드사이드클럽’과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 ‘브릭시티’를 야심차게 선보였으나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데드사이드클럽’은 ‘사이드 불릿’으로 이름을 바꿔 재출시됐지만 이 역시 실패했다. 최근 몇 년간 데브시스터즈는 신작 개발을 위해 인력을 크게 늘렸는데, 인건비는 고스란히 부담이 되어 돌아왔다.

벼랑 끝에 몰린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11월 비상 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대표이사 무보수 경영, 희망퇴직 시행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들어갔다. 올해에는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어왔던 이지훈, 김종흔 공동 대표가 17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IP 다각화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전략도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올해부터 나올 신작 게임들은 모두 ‘쿠키런’ IP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실적 반등이 절실해지자 회사의 근간이자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인 ‘쿠키런’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신작 중에는 ‘쿠키런: 모험의 탑’이 기대작으로 꼽힌다. 최근 성황리에 마무리한 글로벌 비공개시범테스트(CBT)에서는 플레이 만족도 등 전반적인 지표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CBT를 종료한 ‘모험의 탑’은 지스타 때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이며 참여 유저 및 인플루언서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며 “데브시스터즈는 상반기 게임사들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데브시스터즈는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활로를 모색중이다. 최근에는 크래프톤과 ‘쿠키런’ 인도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양사는 게임 서비스 및 콘텐츠 현지화 전략을 구체화하는 등 인도 전역에 ‘쿠키런’을 서비스하기 위한 협업에 돌입한다. 크래프톤은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이하 BGMI)’를 흥행시킨 노하우를 기반으로, ‘쿠키런’의 성공적인 현지 서비스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의 직관적인 게임성과 저사양 디바이스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되는 낮은 사양이 인도 시장에 주효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쿠키런’이 출시된지 10년을 넘긴 오래된 게임이고 러닝 게임 장르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쿠키런’은 한 때 국내에서 국민 게임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인기 및 매출 순위에서 모습을 감춘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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