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따지는 주얼리 소비행태 증가

사진=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제공

 

[서울와이어 정시환 기자] 지난해 핫한 트렌드로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일과 삶의 조화를 의미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대표적이다. 

 

소확행은 욜로(Yolo)의 연장선 개념으로 행복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이 ‘미래에서 현재로’, ‘특별함에서 평범함’으로, ‘강도에서 빈도’로 바뀐 것을 반영한다. 즉, 과거에는 풍요로운 내일을 위해 오늘의 고난을 참고 사는 것이 대중의 가치관이었다면 요즘에는 매 순간을 행복으로 채워 나가는 것이 삶의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워라밸은 젊었을 때 고생하고 중년 이후의 삶에 초점을 맞추던 과거에서 탈피해 직장생활과 일상생활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사회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매일 이어지는 야근을 감내하며 당연시하던 과거와 달리, 퇴근 이후 여가, 가족들과의 시간 등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직장인의 모습이 익숙해지고 있다.

 
소확행과 워라밸의 공통점은 불확실한 ‘미래가치’에 대한 ‘희생과 투자’보다 확실한 ‘현재’에 좀 더 집중하고 삶을 즐기는 것에 있다. 또한 이 같은 트렌드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주얼리 시장에도 이러한 영향으로 신조어가 등장했다. 바로 주얼리와 일상의 밸런스를 뜻하는 ‘주라밸’이다. 이는 주얼리의 자산적 가치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성향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계가 깊다. 무엇보다 주얼리 주력소비층인 여성과 20-30대에서 평소에도 즐겨 착용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 거부감이 없는 제품에 대한 선호와 소비가 집중되면서 주라밸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주얼리와 패션주얼리 소비에서 뿐만 아니라 신혼부부들의 예물주얼리 소비에서도 주라밸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재화의 가치를 더 중시하던 과거에는 순금이나 18K 금으로 화려하고 중량이 많이 나가는 스타일을 선호했던 반면, 2019년에는 스몰웨딩과 같이 실속과 실용에 기반을 두는 웨딩트렌드가 반영되면서 예물 역시 간소화되는 추세다. 

 

실제 월곡연구소의 조사에서도 ‘예물을 구입할 때 금전적 가치보다 실용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소비자가 전체 응답의 50.8%로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령별로 보더라도 20대의 48.2%, 30대의 52.1%가 실용성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그 뿐만이 아니다. 예물 구매 비용 줄이기 현상도 지속되고 있는데, 신혼부부 한 쌍당 예물 구입 평균 비용은 478.0만원(2018년 기준)으로 ‘12년 대비 42.5만원 감소했으며, 다이아몬드 예물 구입 평균 비용도 482.3만원(2018년 기준)으로 ’16년 대비 39.8만원 감소했다. 

 

이 같은 소비행태에 대해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관계자는 “실제 주얼리 소비자들은 자신을 위해 충동적으로, 부담 없이, 그리고 평소에 착용하기 위한 소비를 즐겼다”며, “평생에 한 번, 할 때 더 많이, 이왕이면 금으로 한다는 인식은 소비자에게 공감을 얻기 어렵다. 따라서 주얼리의 가치는 일생의 특별함에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특별함에 있다”고 전했다.

 

한편,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WJRC)는 ‘한국갤럽’과 공동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주얼리 구입행태와 특징, 구매경험을 통해 주얼리 시장의 규모를 파악하고 소비자들의 소비행태와 시장 잠재력을 도출하기 위한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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