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겸 가수 손비야가 3.1운동 100주년 기념 뮤지컬 <이석영의 바람의 노래>에서 독립운동가 이석영의 부인 역을 맡아 열연한다./손비야 제공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삶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사람을 좋아한다. 이는 손비야라는 이 '야무딱진' 배우를 눈여겨 보는 이유다.
 

영화배우부터 가수, 유튜버, 중국어 대표강사까지….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면서도 무엇하나 허투루 하는 법이 없는 그는, 맡은 바를 제대로 해내고야 마는 팔방미인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오른다. 3·1운동 100주년 기념 뮤지컬 <이석영의 바람의 노래>를 통해서다. 독립운동가 이석영의 부인 역을 맡았다. 삯바느질로 연명하며 고된 노동을 해야만 했던 독립운동가 부인으로서의 삶을 오롯이 표현, 관객들의 마음을 울릴 예정이다.

"공연을 즐기면서 한편으로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그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제법 햇살이 따스했던 22일의 대화다.

Q 요즘 어떻게 지냈나. 

대학원을 다니게 되면서 지난 4년간 연기활동을 줄이는 대신 중국어를 가르치는 일에 집중했어요.(현재 이화여자대학원 국제중국어교육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3월부터는 논문 학기가 시작돼 중국어 교육에 관련된 논문을 쓸 준비를 하고 있어요.

Q 뮤지컬 공연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이 공연의 연출자(황호연 씨)가 몇 년 전 중국 후난에서 김구 선생님에 관한 연극을 연출했었어요. 내년 쯤 본격적인 중국 공연을 준비 중인데, 제가 중국어를 하기 때문에 중국희곡, 낭독극 등 여러 프로젝트를 기획하다가 올해 공연 몇 편을 함께 하기로 했어요. 특히 이번 공연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남양주시에서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님을 소재로 지원하는 의미있는 공연이라 흔쾌히 참여하게 됐습니다.

 

뮤지컬 <이석영의 바람의 노래> 연습 중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작품명이 <이석영의 바람의 노래>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인지 소개해달라.

이석영 선생님 집안은 <오성과 한음> 설화 속 주인공 이항복의 후손으로, 천년동안 양반 집안이었대요. 그런데 일제시대 때 나라를 되찾고자 전 재산 600억원(당시 돈 40만원)을 전부 털어 신흥학교를 세우는 등 독립운동 자금으로 사용하면서, 정작 이석영 선생님 본인은 상해에서 굶어 돌아가셨다고 해요. 이석영 선생님은 육형제 중 둘째고요, 다섯째가 이시영 선생님인데 육형제 중 유일하게 살아남아 해방을 봤어요. 이후 김구 선생님 옆에서 초대부총령을 역임했죠. 독립을 위해 전 재산을 바쳐 애썼는데,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죽음을 맞았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워요.

Q 극중 어떤 역할을 맡았나.

저는 이석영 선생님의 부인 역할을 맡았어요. 

Q 연기를 하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는지.

당시 이석영 집안과 혼인한 여성들은 다 양반집 규수들이에요. 하지만 독립운동을 하게 되면서 호의호식 하는 생활을 청산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거죠. 이후 삯바느질로 연명하며 반지가 손에 안 들어갈 정도로 고된 노동을 해야만 했던 부인의 삶을 느끼려고 노력 중이에요.

Q 그동안 영화·방송·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기를 해왔다. 그것과 다른 뮤지컬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넘버(작품을 이끌어가는 뮤지컬 삽입곡)와 합창이 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극의 주제를 더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특히 파트별로 나눈 합창은 이 뮤지컬의 백미에요. 꼭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어요.

Q 준비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육형제가 만나서 대화하는 씬(장면)이 있어요. 연습 중에 황호연 연출님이 남자 배우들에게 진짜 형제처럼 자유롭게 대화하라고 했거든요. 그때 배우들이 너무 재미있게 연기해서 분위기가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극중 독립운동가 이석영의 부인 역을 맡았다. 삯바느질로 연명하며 고된 노동을 해야만 했던 독립운동가 부인으로서의 삶을 오롯이 표현할 예정이다.

 

Q 첫 공연은 언제, 어디서 열리는가.

이달 28일 저녁에 남양주 월산교회에서 갈라뮤지컬 형태로 공연해요. 이후 3월부터는 정식연습에 돌입해 6월경 삼일간 공연할 예정이에요. 월산교회는 일제시대 때 많은 민중이 학살된 곳으로, 3·1운동 100주년 기념 뮤지컬 공연장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관객들이 이 공연을 통해 어떤 것들을 얻어가길 바라는가.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전국적으로 많은 문화공연들이 열리는데요. 대한민국의 힘은 문화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좋은 공연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관객 여러분들도 공연 즐기시면서 한편으로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유명한 말도 있잖아요.

Q 그동안 정말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 왔다.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저는 제가 하는 것들이 결국 다 예술활동의 일환인 것 같아요. 중국어 공부도 연기를 계속하기 위해 시작한 거였고요.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중국어 교육도 저와 잘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해는 중국어 교재 개발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그 내용 또한 연기와 관련된 중국어 교재가 될 것 같아요. 융합시대에 걸맞게 시대를 잘 타고 난거 같네요.(웃음)

한편 3·1운동 100주년 기념 뮤지컬 <이석영의 바람의 노래>는 손비야 외에 김홍석, 정아미, 전상진, 이수형 등 배우들이 출연한다. 연출 황호연, 총괄·기획 김학재, 음악감독 노범수가 힘을 합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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