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해외 언론과의 대화에 비협조적이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외신기자 질문에 답하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례적 행보에 3대째 세습 독재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확대되고 있다.

 

본격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이 시작된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단독정상회담을 마치고 확대회담 일정에 돌입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2시 5분(현지시간) 공동 합의문에 서명하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전 9시께 단독회담이 시작되기 전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에 와서 이틀째 훌륭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오늘도 최종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국가의 관계는 아주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하며 “단기적이 아니라 장기적 관계를 유지해 잠재력이 있는 북한을 경제 강국으로 번성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북한에서 핵이나 로켓 등 다른 실험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서두를 생각이 없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우리에게 시간이 중요한데 편안한 시간을 내줘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얼마나 자신하고 있는가”라는 기자 질문에 “예단하지 않겠지만 나의 직감으로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길거라 믿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해외 언론의 질문에 대답하는 이례적 장면에 주요 외신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물론 9월에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때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이 해외 언론과 대화를 주고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싱가포르 북미회담을 ‘세기의 만남’이라고 전했던 주요 외신들은 하노이 회담을 ‘세기의 담판’이라고 칭하며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회담의 핵심인 북한 비핵화에 대해 양국이 신중하고 단계적인 협상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접근법은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던 것과 다른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 비핵화를 주장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과 실패 여부는 영변 핵시설의 운명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핵개발의 심장부인 영변 핵시설을 폐기한다면 적어도 핵개발을 동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관계 결속을 다지고 있지만 미 행정부 관계자는 지난 8개월간 한반도 비핵화 목적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15개월 동안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승리를 주장하고 있어 이미 미국 내에서는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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