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제공

 

 

오는 27일 열리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두고 표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연임을 찬성하는 사측과 결사 반대하는 노조와 시민단체간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연임에 결사 반대하는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직원연대지부, 참여연대, 공공운수노조 등 시민단체들은 19일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 등을 강요죄와 자본시장법 등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고발장 접수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총에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조 회장 등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직원인 주주로부터 찬성 위임장 작성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강요죄에 해당하며 자본시장법 위반"이라고 고발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증거물로 대한항공 국제승원팀장이 일반 승무원들에게 보낸 위임장 제출 협조 이메일과 제보 사례 등을 제시했다.

   

이들은 대한항공 사측이 대한항공 직원 가족 명의의 주식에 대한 위임장을 받아 달라고 권유하는 과정에서 무단으로 직원의 개인금융정보를 활용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350여명으로 구성된 대한항공 전직임원회는 이날 '외부 세력' 개입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전직임원회는 성명에서 "최근 대한항공 내외에서 회사의 근간을 흔드는 일부 세력의 행위에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며 "대주주 일가의 일부 개인적 잘못과 확정되지 않은 각종 피의사실로 회사 전체를 비상식, 비윤리적인 기업으로 몰아가 회사를 위기에 빠뜨리려 하는 외부 단체는 그 행위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전직임원회는 또 "행동주의 사모펀드와 같은 금융자본 논리가 민간항공기업 경영에 개입하면 안전을 담보할 수 없음은 물론, 국가 항공산업의 장기적 발전도 요원하게 된다"며 KCGI의 경영제안 행위 등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조 회장은 한진칼·한진·대한항공 등 3개 계열사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 임원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한진그룹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조 회장이 핵심 계열사 업무에 집중해 한진그룹 재도약을 선도하기 위해 겸직 계열사를 9개사에서 3개사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진칼·한진·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임기 만료 시점에서 각각 이사회를 열고 중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대한항공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조 회장의 연임을 결사 반대하고 있다.

이날 오전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조 회장 연임 반대 의결권 행사 권유, 주주총회 참석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특히 이날 자리에는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민주노총 대한항공 직원연대 지부장이 참석해 "우리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조씨 일가 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소액주주 운동과 주주권 행사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속 이상훈 변호사와 민변, 참여연대는 다음주 각각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일제히 대한항공에 대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공시하고 이후 연임 반대표를 모으는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민행동은 또 대한항공 주주총회에 참석해 조 회장의 연임이 부적절한 이유 등을 설명하고 반대표를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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