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청렴 이미지로 더불어민주당 ‘미투’ 운동 앞서
여당의 젊은 지도자 성폭행 의혹으로 문재인 정권 타격 예상

잇단 성폭행 폭로로 궁지에 몰린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잠적 나흘 만에 검찰에 자진출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안희정 후폭풍이 우려된다고 외신이 지적했다 / 사진=YTN 보도 캡처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전 정무비서의 성폭행 폭로 후 추가 폭로가 나오자 전날 기자회견을 직전 취소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검찰에 자진출석했다.

 

문자 메시지로 ‘사죄 기자회견 전격 취소’를 통보한 안 전 지사는 이번에도 측근인 신형철 전 비서실장을 통해 문자 메시지로 자진출석 소식을 알려왔다.

 

이날 오후 5시께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한 안 전 지사는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라며 “저로 인해 상처받으셨을 국민 여러분께,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외신은 안 전 지사가 지난 대선에서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다는 점, 그리고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5일 전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의 성폭행 폭로 이후 안 전 지사가 잠적하자 일본 아사히신문은 “여당의 젊은 지도자 성폭행 의혹으로 문재인 정권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안 전 지사가 정치활동을 중단했지만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의 잇단 추문에 더불어민주당이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특히 학생운동을 거쳐 진보정당 정치가가 된 안 전 지사가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 당선을 도운 인물이며, 청렴한 이미지를 내세워 성폭력·성희롱 피해를 없애자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 선두에 서왔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이날 검찰에 출석한 안 전 지사의 발언을 꼬집었다. 청사 포토라인에 선 안 전 지사가 “국민 여러분과 (충남)도민 여러분”에 이어 “제 아내와 아이들, 가족”에게만 미안한 감정을 밝혔기 때문이다.

 

통신은 안 전 지사가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하며 유력 후보로 지목되던 인물이지만 “피해 여성에 대한 사죄의 말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외신은 “소수 여당인 민주당은 안 전 지사를 내세워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국회에서 세력을 키운다는 구상을 세워 왔지만 이번 사건 등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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