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약 7개월 만에 고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크지만 비둘기적 기조를 보이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장기화를 겨냥한 투자금이 세계 증시에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경제 체온계’라 불리는 물가 수준이 하락한 채 회복될 기미가 없는 상태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는 주가·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을 불러일으키기 쉽지만 주가 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될 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지난 12일 시점에서 78조8000억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6%나 증가했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도 지난해 기록한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도쿄 주식시장에서도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2만2000선을 회복하며 지난해 12월 이래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진다. 올 들어 미중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6조5000억 달러가 늘어나며 세계 시장 전체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4대 IT 기업을 일컫는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 시가총액은 6000억 달러 이상 늘었고 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기업 2사도 2300억 달러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글로벌 경기 둔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3%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세계 경제의 70%가 경기하강 국면에 놓여 있다”며 침체를 예상했고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도 “현재의 글로벌 성장 둔화가 극심한 빈곤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에 IMF가 3분기 연속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반면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은 세계 중앙은행이 통화완화 정책을 강화하는 비둘기파 전환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 들어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하고 올해 금리인상 보류 방침을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도 현재의 초저금리 정책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SMBC닛코증권은 “완화적 금융정책이 장기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강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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