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홈쇼핑, CJ ENM 오쇼핑부문

[서울와이어 유수정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친환경 바람’ 탓에 유통가에 ‘아나바다’ 운동이 다시 부활한 분위기다.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나눠쓰는’ 등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했기 때문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홈쇼핑업계가 과포장을 줄이고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데 앞장섰다. 배송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와 환경 오염 물질을 최대한 절감하겠다는 이유에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지난 17일부터 업계 최초로 상품 배송에 친환경 비닐 포장재를 도입했다.

 

이는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100% 식물성 ‘바이오매스 합성수지’(사탕수수 바이오 PE)를 원료로 사용해 만든 제품이다.

 

생산 과정에서 기존 석유 원료의 일반 합성수지(PE)보다 탄소(CO2) 발생량이 70% 가량 감소하는 것은 물론 환경 호르몬 등의 유해물질에 대한 안전성도 입증 받은 것이 특징이다.

 

롯데홈쇼핑은 TV 방송을 통해 판매되는 단독 패션 브랜드 상품 배송에 우선 도입한 후 전체 패션 상품까지 단계적으로 친환경 비닐 포장을 확대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단독 패션 상품에 사용되는 50만장의 친환경 비닐 포장재는 점차적으로 늘어나 연간 약 400만장 가량 사용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들은 의류 상품 배송 시 사용하는 부직포 포장재를 친환경 종이상자로 대체했다. 사용량 역시 매년 50%씩 줄어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아이스팩과 테이프, 완충재도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교체했다.

 

CJ ENM 오쇼핑부문(이하 CJ오쇼핑)의 경우 접착테이프 없는 ‘에코테이프리스 박스(eco tapeless box)’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CJ오쇼핑이 도입한 ‘에코 테이프리스 박스’는 100% 종이로 된 친환경 포장재다. 포장 테이프와 같은 접착제 없이 100% 종이만으로 이뤄진 조립형 배송 상자로, 상자에 표시된 절취선을 손으로 뜯는 방식으로 손쉽게 개봉할 수 있기 때문에 유해물질 배출량이 줄어들 뿐 아니라 재활용 분리수거를 하기에도 매우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CJ오쇼핑 역시 우선적으로 패션 의류 및 잡화 상품에 우선 적용해 운영한 뒤 점차적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부터 업계 최초로 비닐 테이프를 종이 테이프로 변경하고 비닐 에어캡 대신 종이 완충재, 부직포 의류 포장재 대신 종이 행거박스, 스티로폼 박스 대신 친환경 소재로 이뤄진 종이 보냉패키지를 도입하는 등 친환경 포장재 적용에 앞장선 바 있다.

 

현대홈쇼핑은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인 ‘북극곰은 얼음팩을 좋아해’를 펼치고 있다.

 

참여 범위를 넓히기 위해 지자체와 협약을 맺은 것은 물론, 자사가 운영 중인 종합쇼핑몰 현대H몰에서도 캠페인을 별도로 진행했다.

 

이들은 올 한해 100만개 이상의 아이스팩을 재활용한다는 목표다. 수집된 아이스팩은 현대홈쇼핑과 거래 중인 식품협력사뿐만 아니라, 아이스팩 재사용을 희망하는 식품업체 및 기관, 병원, 전통시장 등에 무상으로 제공한다.

 

사진=BGF리테일

배송 서비스를 주로 하는 여타 유통업계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온라인 프리미엄 푸드마켓 헬로네이처 역시 이달 말부터 신개념 친환경 배송 서비스 ‘더그린배송’을 시작한다.

 

이는 기존에 한 번만 쓰고 버려야 했던 종이, 스티로폼 박스 대신 재사용이 가능한 ‘더그린박스’와 함께 100% 자연성분으로 만든 ‘더그린팩’을 적용한 서비스다.

 

‘더그린박스’의 경우 고객이 상품을 수령한 뒤 반납한 박스를 헬로네이처가 다시 수거한 뒤 세척해 재사용 하는 방식이다.

 

이는 흔히 쌀포대 소재로 알려진 PE우븐 섬유로 제작돼 보냉가방으로 반복 사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스티로폼 박스보다 내구성, 보냉 효율 등이 1.5배 더 뛰어나다.

 

‘더그린팩’은 물과 전분 등 100% 자연 성분으로 만들어 재생지로 포장한 친환경 아이스팩이다.

 

AK플라자 역시 지난해 9월부터 ‘리턴 투 그린, 노 리즌(RETURN TO GREEN, NO REASON)’을 슬로건으로 정하고, ▲텀블러 사용하기 ▲비닐쇼핑백 사용금지 ▲고객참여 굿액션 환경기부 등 친환경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향후 이들은 SNS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환경보호 아이템을 사은품으로 개발하고, 전 점 식품관의 신선식품 롤 비닐을 식품 주머니로 대체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환경보호를 위한 유통업계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실정이다.

 

실제 롯데홈쇼핑이 새롭게 내놓은 친환경 비닐 포장재 제조 단가는 기존 대비 약 60% 높고, CJ ENM 오쇼핑부문의 친환경 포장 비용 역시 기존보다 20%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착한 포장’ 확대로 탄소 저감 및 지속 가능한 사회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조치”라며 “앞으로도 포장 및 배송 과정 전반에 걸쳐 친환경 부자재 사용을 확대하는 등 환경 보호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입을 모았다.

 

yu_crystal7@seoulwire.com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