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방원 기자]"일시적 경쟁우위는 있어도 영원한 1위는 없다", "패스트 무버가 시장에서 살아남는다"

4차 산업시대로 들어서면서 모든분야가 혼합된 융복합 기술이 4차 산업에 필수가 되면서 기업이 한분야만 잘하면 성공하던 시대에서 모든 분야를 골고루 잘하며, 특히 기술력있는 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에 패스트무버가 되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게 4차 산업을 바라보는 업계의 주된 평가다.

 

삼성전자가 '19년 완공 '20년 가동할 예정인 화성캠퍼스 EUV라인 조감도(왼쪽)와 중국 시안 반도체 1기라인 전경(2기 라인 '19년 완공예정). 

삼성전자는 28일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서 삼성 중국 반도체 메모리 2기 라인 기공식을 진행하고 70억 달러(약 7조 4천억원)를 투자해 '19년까지 완공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에는 다양한 셈법이 존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반도체 메모리 2기 라인에서는 주로 V 낸드 메모리가 생산될 전망이다.

여기서 'V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우리가 흔히 D램 이라고 부르는 휘발성 메모리 반도체와는 다른 비휘발성 메모리를 의미한다. 즉 우리가 흔히 접하는 마이크로SD카드, USB메모리, 스마트폰 내장메모리, SSD 하드에 사용되는 저장장치를 낸드 플래시 메모리라고 하며 플래시 메모리의 일종이다.

최근 언론에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시장 점유율 38%(출처, IHS마킷)로 글로벌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 낸드플래시를 중간 소재로 사용하는 중국의 비율은 적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시안 반도체 제2 라인은 주로 중국 내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투자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고, 삼성역시 생산량 판매처 등은 내부 기밀로 분류해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하는 가운데, 언론 등에 노출된 자료등을 참고하면 시안 반도체 1기 라인에서 생산된 삼성 낸드플래시는 국내 생산량의 20~30% 가량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비공식, 추정치)

또 다른 언론에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시안 반도체 2라인은 1라인과 비슷한 수준이 될 예정이지만 삼성 평택 반도체 2공장(2020년 가동 목표) 역시 비슷한 시기 증축될 예정으로 중국내 생산량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여지진 않는다.

물론 올해 경쟁사들의 생산량 및 가격 추이, 중국의 내수물량 추이 등 시장 변화에 따라 이러한 생산비중은 달라진 수도 있다.

여기서 혹자는 국내에서 전부 생산해서 중국에 수출하면 안돼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먼저 관세와 국제 정세에 따라 무역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둘 째로는 패스트 팔로워(후발주자)들과의 매출 격차 및 시장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는 칭화유니그룹도 포함된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반도체에 크게 투자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2015년 웨스턴디지털을 통해 샌디스크를 우회인수 하려고 했지만, 2016년 기술유출을 우려한 미국 정부의 불허로 인수를 취소하기도 했다.

사실 중국에 플래시 메모리 제품 생산 공장에서 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한 곳은 샌디스크(SanDisk)로 중국은 이미 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기초는 습득했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는 '14년에 들어서야 시안 반도체 라인에서 1세대 V-NAND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중국에 샌디스크를 비롯 여러 글로벌 업체들이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의 기술유출은 어느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어보인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중국 낸드 플래시 생산을 확대하지 않는다면 시장 점유율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고, 그 낮아진 점유율에 가장 큰 수혜자는 칭화유니그룹일 가능성이 높다.

결정적으로 삼성이 시안 반도체 라인에서 양산될 V-NAND 플래시 메모리는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는 초격차 신제품이 아닌, 경쟁사들이 따라잡은 기술수준이면서 저사양, 중 저사양 등 가성비제품이 중국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여진다.

반도체시장에 대해 미래가 어둡다고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계속해서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지 못하면, 결국 후발주자에 따라잡힐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삼성은 지금까지 초격차 기술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왔다. 칭화유니그룹이 중국 우한에 3차원 낸드플래시 라인을 생산을 준비하고 있고, 창장메모리도 내년까지 32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삼성전자는 현재 평택공장에서 4세대 64단 V 낸드 플래시 양산)

물론 삼성이 중국에 낸드플래시 라인을 구축하긴 했지만, 이미 중국도 낸드플래시에 대한 어느정도 기술은 확보했을 것으로 보여지며, 초격차 우위를 보이는 핵심 기술이 적용된 초프리미엄 반도체 제품은 화성 평택공장에서 감당하고 있다.

언젠가 중국이 삼성전자의 현재 기술력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이 계속해서 초격차 혁신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경쟁 우위의 관건이다.

삼성전자가 중국에 기술유출을 감수하고 반도체 낸드플래시 공장을 세운 것은 다소 우려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중국 반도체 생산라인에 적용되는 기술은 중국이 이미 어느정도 자력으로 개발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춰질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운영노하우 등은 불가피하게 유출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중국이 국가적 투자를 통해 자력으로 어느정도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결국 반도체에서 끊임없는 혁신만이 현재의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중국에 아예 공장을 안세우면 되는 것이라는 1차원적 해법은 샌디스크를 보듯이 이미 가능하지 않다.

중국에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도 중국에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미래적 관점에서도 이득이라는 글로벌 셈법은 정말로 복합적인 셈이다.

물론 최신 차세대 신기술을 중국에서 적용해 생산하는 일은 아마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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