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첨단 기술 제재… 中, 희토류 수출 규제 카드 만지작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방침 표명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은 경제 테러”라고 비난했다.

하이테크 산업 규제로 시작된 미중의 무역갈등이 전략 자원인 희토류 분쟁으로 이어지고 이제 대두 수입 중단으로 번지는 등 걷잡을 수 없게 확대되고 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미국의 무역 정책은 전형적인 경제 테러리즘, 경제 패권주의, 경제 단독행동주의”로 규정하며 “타국은 물론 미국 스스로에게도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언론들도 연일 미국에 대한 비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홈페이지에 대미 비난 사설 항목을 만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우리는 경고했으니 딴소리하지 말라”며 미국에 대한 강한 견제를 이어가고 있다.

인민일보는 중국 발전에 대한 미국의 억압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미국이 막무가내로 다자무역 체계를 파괴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갈등의 골을 키운 미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에 대해서는 “미국은 자신들이 세계 공급망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고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행복하고 무지한 자기도취에서 깨어나면 재기가 불능해질 것”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30일(현지시간) CNN은 중국 당국이 미국의 무역 정책을 ‘경제 테러’라고 비난하며 미국에 대한 비난 강도를 높이고 있다며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할 수 있음을 강력히 경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주요 외신은 미국이 중국의 첨단 기술을 국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며 제재를 가하자 중국도 기술산업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 수출에 대한 관리 강화로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에서 제조되는 컴퓨터용 반도체 대부분에 사용되고 있는 희토류 주요 수출국으로 미국은 수입의 8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희토류는 전기자동차나 스마트폰 등 최첨단 제품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군용기 제트엔진과 레이더 등 방위 장비에도 필수적인 원료로 미 국방부는 이미 국가안보상의 관점에서 과도한 중국 의존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해 왔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희토류를 무기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미 국방부는 지난 29일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를 줄인다는 방침을 미 의회에 보고했다.

CNBC는 마이크 앤드루스 국방부 대변인이 “국방부는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통령과 의회, 관련 업계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 축소방안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재정적인 지원을 통해서 미국 내 희토류 생산능력을 높이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이날 미국산 콩(대두) 수입을 중단하고 수입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CNBC 등 외신은 중국이 무역전쟁 대응을 위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했다며 미국 농업계가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등으로 양국의 갈등이 심각한 가운데 중국이 희토류에 대한 경고에 이어 대두 수입 중단 방침까지 밝히면서 미중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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