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시작 전 모두진술서 “비통한 심정” “억울해”
검찰 10월 9일까지 22차례 공판 계획

3월 22일 구속 수감 후 처음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판 전 모두발언에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진은 2008년 대통령 취임 당시와 23일 법정 모습.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뇌물수수와 횡령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12시 59분께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대통령은 약 10분간의 모두진술을 통해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구속 수감과 혐의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수사가 시작된 후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을 포함해 총 16가지 혐의를 받아 왔다.

 

지난 3월 22일 구속 수감됐지만 모든 의혹이 ‘초법적인 신상털기와 짜맞추기 수사의 결과’라며 검찰 추가 조사를 거부해 왔다.

 

오후 2시 재판 시작 전 모두진술에서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가 시작된 후 진술을 거부하라, 기소 후엔 재판을 거부하라는 말이 많았지만 일국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그런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며 “그런 저에게 사면대가로 삼성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를 시작하며 권력이 기업에 돈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세무조사로 보복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취임 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인들과 수 없이 회의했지만 개별 사안으로 단독적으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기업과의 경제적 유착은 없었다는 의미다.

 

이 전 대통령은 혐의가 적용된 모든 사항이 억울하지만 재판부가 객관적 자료와 법리로 검찰의 무리한 기소 신빙성을 가려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1심 최대 구속 기간인 오는 10월 9일까지 총 22차례 공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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