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이틀 간의 일정을 마치고 9일 폐막했다.

AFP통신과 NHK 등 외신에 따르면 회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에는 ‘미중 무역마찰이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G20 국가들은 이들 위협에 계속 대처하면서 추가적인 행동을 취할 뜻이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초안에 있었던 “무역마찰을 완화할 필요성이 임박했다”는 문구는 자국을 겨냥한 비판 문구를 제외하라는 미국의 입김으로 공동성명에서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외신은 이번 회의에서 미중의 무역분쟁에 대한 각국의 우려가 잇따랐다고 지적했다. 약 30시간에 걸쳐 채택된 공동성명에서도 ‘미국과 중국’이라는 언급은 없었지만 “올 하반기부터 내년에 걸쳐 세계 경제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무역과 지정학적 긴장이 커졌다”며 “리스크는 여전히 하방으로 기울고 있다”는 표현이 사용됐다.

무역 분쟁의 원인이 된 경상수지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무역뿐만 아니라 서비스나 자본 거래 등 전반적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도 논의됐다. G20 회의에서는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해 각국의 실정에 맞게 경제정책과 구조개혁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거대 IT기업에 대한 새로운 과세 원칙에 대해서는 먼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마련한 작업 계획을 G20이 승인하고 2020년 중 국제적으로 통일된 방안을 정리해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한편 로베르토 아제베토 세계무역기구(WTO) 사무국장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회의 참석자들은 무역마찰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이익을 얻는 국가는 하나도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무역마찰을 위협으로 평가하는 합의가 이뤄진 것은 현 단계에서 매우 좋은 결과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부분 참석자들은 미중 무역전쟁 격화를 지적하며 공동성명에는 아쉬운 결과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번 회의 의장을 맡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폐막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즉시 추가적 행동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무역마찰이 해결되지 않으면 시장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장관도 무역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세계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합의 도출을 촉구했다. 

중국은 보호무역적 조치로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며 글로벌 다자간 무역체제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쿤(劉昆) 중국 재정부장은 “특정 국가에 대해 보호무역주의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글로벌 불균형을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세계 경제 성장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무역 문제를 관세 인상 등으로 해결하려는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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