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110개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 면제를 발표하며 교착상태였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재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협상에 본격 돌입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한 후 처음으로 미국과 중국의 협상 대표들이 전화 접촉을 했다고 CNBC 등 외신이 전하면서 양국에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하다.

이날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의료장비와 전자기기 등 110개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온 25%의 관세를 1년간 면제한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기대를 키웠다. 해당 품목은 미국이 지난해 7월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하면서 관세를 부과한 34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 중 일부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중국산을 대체할 제품이 없어 피해가 우려된다는 미국 기업의 요청에 따른 것이지만 CNN 등 현지 언론은 양국의 긴장 완화는 물론 협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날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 선에서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수출 허가를 내주겠다”며 유화 메시지를 던졌지만 중국은 미국의 진정성 부족과 중국에 대한 공격이 남아 있다며 새로운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 일시 면제를 밝혔지만 중국이 목표로 하는 것은 모든 관세 철회”라며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등 제재를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미국의 제안은 내년 재선을 앞두고 미국의 산업계와 유권자에게 ‘중국과 무역전쟁을 해소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미중 고위급 대면 협상이 언제 열릴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이 약속한 농산물 구매를 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미국의 농산물을 사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기 않아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다”며 “멕시코는 국경에서 훌륭한 일(불법 이민 대책)을 잘 하고 있다”고 중국에 약속 실행을 촉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29일 미중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농산물을 대랴ᅟᅣ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지만 중국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벌써 양측의 엇갈림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농산물 무역은 중미 양국 간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며 “양측이 평등하고 상호 존중의 기초 위에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산물 구입 약속 불이행을 지적하고 나선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강경노선으로 노선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미중 간 갈등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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