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브랜드노믹스(Worldcup Brandnomics)-축구는 경제다⑨

[사진=아디다스코리아 제공 + KFA 로고 합성 이미지]

 

[서울와이어 신동호 기자] 언제나 그랬듯이 월드컵 예선에 탈락한 후 국가대표 감독 선임에 대한 기사가 넘쳐나고 있다.

현재의 감독은 물론 해외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에 지원하는 외국 감독들의 이력서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 한다. 그렇다고 자랑할만한 일도 아니다.

국가대표 감독의 선임이 필요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외국의 감독이 와도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실력이 형편 없다면 모두 무용지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국가대표 감독으로 누가 되는가 보다 앞으로 우리나라 축구를 어떻게 발전 시킬 것인가에 대한 개혁, 비전, 청사진이 먼저 제시 되어야 한다.

축구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좋은 선수가 있어야 하고 그 다음에 좋은 감독이 있어야 한다.

훌륭한 축구 선수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지지 않는다.

축구는 인프라가 매우 중요하다. 오랜 시간 투자를 하고 선수를 육성해야 한다. 빠르면 유치원부터, 조금 늦으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만19세에 국가대표가 된다고 가정하면 11년 정도는 투자와 관리를 해야 비로소 훌륭한 성인 국가대표가 되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것이다.

 

[자료=브랜딩그룹 제공]

 

위의 도표는 2018 러시아월드컵 8강에 진출한 국가들에 대한 피파랭킹, 세계축구리그 순위, GDP, 국가 브랜드 가치를 비교한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한나라의 축구 실력을 평가하는 첫 번째 기준은 피파랭킹이다. 8강 진출국가 중에 우리나라 보다 순위가 낮은 나라는 러시아밖에 없다. 하지만 러시아는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준비하느라 피파에서 인정하는 A매치를 많이 하지 않아 순위가 낮아 졌다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보다 피파랭킹이 낮은 나라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두 번째는 각 나라에서 축구가 얼마나 인기가 있고 산업화가 되었는지를 평가하는 세계축구리그 순위이다. 우리나라가 러시아월드컵에서 첫 번째 승리의 제물로 삼았던 37위의 스웨덴과 우리나라 보다 월등하게 실력이 좋은 35위의 우루과이 리그를 제외하고는 대한민국의 리그가 가장 낮다. 이것은 프로리그의 기반이 그 만큼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축구의 토양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한 나라의 경제력을 가늠하는 GDP는 5번째로 높고, 국가브랜드가치는 3번째로 높다. 즉 경제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좋음에도 불구하고 축구 경쟁력이 낮은 것이다. 8강에 진출한 국가 중 GDP와 국가브랜드가치가 우리나라 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피파랭킹과 세계축구리그 순위가 높은 벨기에, 우루과이, 스웨덴, 크로아티아 등은 축구의 기반이 튼튼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력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축구 경쟁력이 낮다는 것은 축구에 대한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지 않고, 투자가 미흡하여 체계적인 선수가 육성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축구 인프라, 투자, 체계적인 선수 육성 등 축구에 대한 전반적인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축구협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어제의 박지성, 이영표가 오늘 국가대표가 아니듯이, 오늘의 훌륭한 국가대표가 4년 후 국가대표로 있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므로 4년 후에 빠져나간 국가대표에 버금가는 선수들이 꾸준히 배출되어 그들의 빈자리를 채워야만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세계랭킹 1위 독일을 이겼다고 우리가 랭킹 1위는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57위 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재보다 미래의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백년대계를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개혁만이 대한민국 축구가 발전하는 길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신동호 브랜드 전문기자 branding@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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