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옥

 

[서울와이어 송은정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소재 수출 규제에 대응해 핵심 소재의 국산화를 비롯한 대체 조달 방안을 집중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그러나 양국 소재 기술의 격차로 인해 생산공정에 당장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대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테스트하는 것은 대부분 중국이나 대만 등에서 핵심 원료를 수입한 뒤 이를 가공·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의 소재 품목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테스트 결과 국내 업체가 생산한 핵심 소재가 일본 제품과 상당한 품질 격차가 있으며, 이를 채택하더라도 실제 적용까지는 최소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도쿄(東京)에 머물면서 대응 방안을 모색했으며, SK하이닉스 김동섭 대외협력총괄 담당 사장도 일본의 원자재 협력업체들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 16일 출국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징용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로 한국 핵심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쓰이는 소재의 수출 규제에 나서자 한국 기업들이 대체 공급처를 속속 확보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증권보 인터넷판은 지난 16일 산둥성에 있는 화학사인 빈화(濱化)그룹이 한국의 일부 반도체 회사로부터 전자제품 제조급 불화수소(에칭가스) 주문을 받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빈화그룹은 한국 반도체사에 불화수소를 납품하기 위해 여러 차례의 샘플 테스트와 일부 실험을 진행하고 나서 한국 반도체 기업과 정식으로 협력 관계를 맺게 됐다.

   

빈화그룹 측과 계약을 맺은 한국 반도체 회사가 어느 곳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수입 의존도가 90%가 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는 감광제인 리지스트와 비교해 에칭가스는 일본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5월 에칭가스 수입은 중국산이 46.3%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일본산이 43.9%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가 발표된 뒤 제3의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한 시장 조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도 외교라인을 통해 최근 한국에 반도체 제조용 고순도 불화수소 공급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yuniya@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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