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과 중국이 지난달 31일 3개월여 만에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돌파구 모색에는 실패했다.

주요 외신은 양국이 무역전쟁 격화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협상 재개에 나섰지만 미국은 중국의 국가보조금 폐지 법개정과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입을, 중국은 화웨이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고 지적해 왔다.

이례적으로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는 미국 측 대표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중국에서는 류허(劉鶴) 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양국 대표단이 별도의 결과 발표 없이 협상을 종료하고 미국 대표단이 예정보다 빨리 협상장을 떠나자 AFP통신 등 외신은 “6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한 후 첫 협상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지만 4시간도 안되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끝났다”며 “서로의 입장 차를 재확인하는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전날 지난 협상을 결렬로 이끈 문제점이 그대로 남아 있어 타결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협상에서 양보가 아닌 기다린다는 전략을 세운 중국 때문에 진전 기미가 없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협상과 관련 “솔직히 매우 효율적이고 건설적인 대화가 오갔다”며 양국 대표단이 오는 9월 미국에서 협상 재개를 하는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리고 미국은 좋은 조건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점을 서로 제시하며 교류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신화통신의 호평가와 반대로 회담 후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한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병이 났을 때 남에게 약을 먹으라 해도 무의미하다”며 미국이 더욱 진지하고 성실하게 무역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미국이 평등과 상호존중, 그리고 상호양보 정신에 입각해 협상해야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답보 상황은 미국 측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협상을 앞두고 중국을 압박하는 발언을 쏟아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협상 태도를 중점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우리 팀은 지금 협상을 하고 있는데 중국은 언제나 이익을 위해 거래를 바꾼다”며 중국의 공정거래 의지 결여를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 농산물을 당장 사기 시작했어야 하는데 전조가 없다”면서 6월 말 미중 정상회담 후 중국이 바로 농산물 구입에 나서지 않은 점을 비난했다.

특히 중국이 협상 타결을 2020년 미 대선까지 늦추려 한다면 더 큰 손해를 볼 것이라며 “내가 이기면 그들은 더 강한 조건의 합의를 하거나 합의가 없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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