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미 채권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7~18일(현지시간)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25bp) 인하할 가능성을 63.5%, 동결 확률을 36.5%로 보고 있다. 한때 0.5%포인트 인하론까지 제기됐지만 금리인하 가능성은 지난 주말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12일 금리를 –0.5%로 10%포인트 낮추며 시장에서는 연준도 추가 통화완화정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1주일 전에는 동결 가능성이 5%에 불과했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연준의 정책 연기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결과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연준이 7월에 이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오일쇼크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연준의 정책 판단을 금리인하 쪽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7월 FOMC에서 약 10년 만에 금리 인하를 결정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제에 미치는 불확실성을 주시하겠다”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시장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용지표가 점차 약세를 보이는 것도 금리인하 이유로 꼽히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비농업고용은 전년 대비 13만명이 증가했고 임금상승률도 3%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1~8월까지 취업자 수 증가율은 월평균 15만8000명으로 전년동기(22만3000명) 대비 크게 줄었다. 특히 제조업 고용의 경우 올들어 6000명 증가에 그쳐 지난해 2만2000명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소비에 약점이 드러날 때까지 금리인하를 기다리는 것은 너무 늦다”며 추가 완화를 주장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을 제기하며 “0.5%포인트 금리인하에 대해서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CNBC는 한 시장 전문가를 인용해 “인플레이션이 낮은 상황에서는 금리를 낮출 수 있지만 고유가가 이어지면 기대 인플레이션은 상승한다”며 금리가 동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경제지표가 안정세를 보이고 미중 무역 갈등이 다소 완화 기미를 보이는 것도 연준의 통화정책에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통화완화를 촉구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의 무역전쟁 격화로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약화했기 때문이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한 것을 시작으로 분위기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에 기대를 나타냈다.

7월 금리인하가 기업심리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정체됐던 물가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금리 동결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주요 외신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로 상승하면 연준이 금리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사라지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공격으로 아람코 가동이 중단되면서 중동의 원유 공급 리스크가 확대되는 등 지정학적 위험이 커져 인하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미국은 연준 때문에 다른 경쟁국들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내고 있다”며 비판한 것도 금리 동결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연일 연준에 추가 금리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제로 또는 그 이하로 인하해야 한다”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포함한 극단적인 통화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추가 완화와 동결에 대한 엇갈린 주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준은 18일 FOMC 종료 후 통화정책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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