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동물성을 잃은 ‘나홀로 시대’의 인간 - 서울와이어
사회적 동물성을 잃은 ‘나홀로 시대’의 인간
사회적 동물성을 잃은 ‘나홀로 시대’의 인간
  • 소인정 기자
  • 승인 2019.10.29 14: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미지='나홀로시대' 이미지 합성]

 

[서울와이어 소인정 주부기자]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혼자서 밥을 먹는 '혼밥', 혼자서 술을 마시는 '혼술' 그리고 여행도 혼자 하는 '나홀로 여행족'등 혼자서 하는 일들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익숙한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 거리에는 그 외에도 1인을 위한 많은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꼰대 생각 같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의 사회 초년시절까지만 해도 단체생활을 강조하며 혼자서 무엇을 한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졌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혼자 밥 먹고 영화관가서 혼자 영화를 볼 줄 알면 ‘어른 다 되었다’고 대단해 했었는데 무섭도록 빠르게 시대가 변한 것이다. 


지금의 개인화된 생활방식을 이끈 주역은 바로 '스마트폰'의 영향이 제일 크다고 본다.


내 손안의 이 스마트폰이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를 전달해주고 또, 게임, 영화, 웹툰 등 여가생활을 보내기에도 좋은 콘텐츠들을 싫증을 채 느끼기도 전에 따박따박 제공하기 때문이다. 거리에서, 대중교통 안에서 우리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체온이 있는 ‘누구와의 소통’이 아닌 ‘혼자만의 소통’을 통해 사회생활을 하며 겪는 인간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더 혼자 있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1인 체제’는 기존에 있었던 ‘1인 가구’ 트랜드와는 맥락이 다르다. 1인 가구는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직장이나 학업 등) 어쩔 수 없이 가족과 분리되어 살게 되며 인간관계는 기존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1인 체제에서는 나 자신이 중심이 되고 사람들의 관계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 핵심에는 앞서 말했듯, 스마트폰에 대한 강력한 의존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대화하는 이들은 타인과의 관계가 필요 없게 되고 친목 도모에도 관심이 없게 된다. 사람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으니 질문조차 하지 않으며 오로지 공통의 콘텐츠가 있을 때에만 사람과의 관계를 맺으며 살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계속 발전할 모바일 기기와 첨단 기술을 통한 사물 인터넷, 음성 인식 등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혼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더욱 '1인 체제'를 유지시켜줄 것으로 본다.


사회생활을 하면 할 수록, 직장생활을 하면 살수록 가장 힘든 것이 인간관계라고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나만의 애로사항인 아닌 것은 확실하다. 1인가족이 늘어나면서 친족과 친척뿐 아니라 ‘이웃’이라는 존재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는 경우도 줄고, 카카톡으로 가볍게 농담을 즐기는 존재는 많아지는데 진솔한 한마디를 할 친구는 줄어들고,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스스로 선택했지만 반면 외로움으로 인한 우울증도 증가했다. 만능 스마폰의 한계인지, 한없이 욕심 많은 인간의 욕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안타까운 현실이다. 


점원과의 단순한 대화도 불편해서 점포마다 무인 주문기가 등장했다. 처음 셀프 주유소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조금 싸다고 그런데 가겠어?’라고 의심했던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생겨나는 주유소는 물론 기존에 있던 주유소도 셀프 주유소로 계속 변화하고 있는데 현재도 변함없이 같은 생각인지 궁금하다.

 

하지만 이런 현상들이 단순한 인건비(최저임금)상승 때문이라고 핑계될 수 있을까? 


한국 사회가 점점 뾰족해짐을 느낀다. 세대와 취향에 따라 입장이 다르고, 이슈마다 주장이 첨예하게 갈라지고 있다. '개·존·취(개인 취향 존중) 시대'라는 말처럼 모든 콘텐츠가 개인의 취향과 소비 패턴에 맞게 제공되어야 하고, 자신이 믿고 싶어하는 만큼의 팩트(fact)만을 쏙쏙 뽑아 소비하고 있다. 뭐든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못 견뎌 한다.

 
1인 체제 현상은 인간관계 양상도 바꿔놓고 있어 아는 사람에 대한 감정 노동을 거부하고 자신의 취향을 존중하며 행동한다. 즉, 스트레스를 덜 받는 인간관계, 심층 관계는 거부하고 표피 관계에 그치는 인간관계를 추구하는 것이다. 낯선 사람에게 베푸는 호의도 거부하고 그들의 호의도 부담스러워한다. 인간관계에 경계심을 드러내고 그것을 감추려고도 하지 않는다. 인간관계 역시 개인 취향에 맞추고 있는 것이다.


요즘 청년세대는 이렇듯 가까운 관계에 냉정하고, 사회 문제에 관심이 낮으며, 공동체에 대한 유대감은 없으면서 구체적 상황에서 '내가 얼마나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는가'에는 대단히 민감하다. 무섭도록 이기적이고 개인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발전에 의한 ‘1인 체제’가 부정적인 사회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사회적 동물이라고 정의했던 '사람'이 점점 사회적인 모습이 없어지는 것이 아닌지…, 그로 인해 부득이하게 발생한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충분한 대안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 나 혼자 바꿔 놓을 수는 없는 세상이기에 살짝 우려가 된다. 


예나 지금이나 어떤 관계를 유지하려면 그 구성원 중 좀 더 생각 깊은 누군가가 부단히 노력을 해야 한다. 외로운 '1인 체제'에서 사람과의 화합을 도울 수 있는 해결책은 과연 누가 쥐고 있는 것일까?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것은 기계가 아닌 인간이다.

 

home@seoulwire.com

 


Sponsored AD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