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주저하는 바람에 뉴욕증시 상승세가 더뎠다는 이유에서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너무 느리다”며 연준에 압박을 가했다.

CNBC 등 외신은 월가에서는 미중 무역협상 등 통상정책에 관한 긍정적 연설을 기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때리기에 단상을 이용했다며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부각하는 대신 금리인하를 주저한다며 연준을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일본이나 유럽연합(EU) 등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고 있는 국가를 염두에 둔 듯 “연준이 그 게임에 참가하지 않아서 이들과 경쟁 면에서 불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통령 당선 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45% 이상,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50% 이상, 나스닥 지수는 60% 이상 급등했다며 “연준이 주저하지 않았다면 그 수치보다 25%는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 10년 반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연준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추가 인하를 결정했다. 7월과 9월에 이어 10월에도 0.25%포인트씩 금리가 낮아지면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1.5~1.75%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불확실성 등을 지적하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선을 긋자 제로금리를 넘어 마이너스 금리까지 요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은 배짱도, 감각도, 비전도 없다”며 비난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비판은 격렬하면서도 반복적”이라며 현직 대통령이 연준을 비판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좀 더 부드러운 언어를 선택하거나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 간섭하는 것을 자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전통을 깼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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