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국면에서도 올해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이 17조 달러(약 1경9743조8000억원) 이상 증가한 가운데 아시아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의 선전이 눈에 띄고 있다.

애플과 페이스북 등이 뉴욕증시를 견인했다면 아시아 증시는 시총 상위 10개사 중 6개를 차지한 중국 기업이 이끌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시총은 3200억 달러(약 371조6500억원)로 지난해 말 대비 895억 달러(약 103조9300억원·38.9%) 증가하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금융정보 서비스 QUICK팩트세트는 ‘2019년 아시아 기업의 시가총액 증감률’을 집계한 결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그룹 알리바바가 2089억 달러(242조4500억원·58.0%)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 시총은 5695억 달러(약 661조원)로 최근 미국 페이스북을 제치고 세계 6위 자리에 올랐다.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투자를 대폭 줄이며 현금 유출을 막고 있는 데다 알리바바가 2014년 뉴욕증시에 이어 지난달 홍콩 증시에 2차 상장하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리바바의 올해 글로벌 투자 건수는 37건으로 지난해(62건)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으며 글로벌 투자액도 710억 위안(지난해 800억 위안)에 머물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QUICK팩트세트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알리바바의 2022년 1분기 순이익은 230억 달러(약 27조원)로 전년동기 대비 8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미 올해 시총 증가 규모가 2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라이벌 기업인 텐센트와 2배 이상 차이를 냈다고 설명했다.

2위는 마오타이주로 중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구이저우마오타이주(貴州茅台酒)유한공사(貴州茅台酒有限公司)로 올해 시총은 전년동기 대비 974억 달러(90.2%) 늘어난 2053억 달러에 달했다.

반도체 분야의 시황 회복 기대감에 대만 TSMC는 3위에, 삼성전자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세계반도체 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12.8% 감소했지만 내년에는 6% 증가한 43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5세대 이동통신(5G) 수요 증가도 반도체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삼성이 올 4분기 50% 이상의 순이익 감소를 발표할 수 있지만 다음 분기부터 빠른 회복이 예상된다”며 “메모리 반도체가 5G용으로 확대되고 일본·독일·러시아 등이 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시작하는 것도 수익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최대 석유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8위)는 휴대전화 등 소비재 사업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에게 지분 20%를 150억 달러에 넘기기로 합의하면서 재무 개선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호주 제약기업 CSL도 혈액제제 제품 판매 증가로 증가액 9위에 올랐다.

한편 가장 많은 시총이 줄어든 기업은 중국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차이나로 전년동기 대비 386억 달러(21.1% 감소한 1443억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자원·통신 기업의 감소세가 눈에 띄는 가운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기업의 투자 위축이 자국 내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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