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글로벌 화학소재 기업 듀폰(DuPont)이 한국에서 반도체 핵심소재인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생산시설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이 세계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품목으로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을 규제한 3개 품목 중 하나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지난 8일(현지시간) 존 켐프 듀폰 사장과 면담했다“며 ”듀폰이 EUV 포토레지스트 개발·생산시설을 한국에 건설하기로 결정하고 코트라(KOTRA)에 투자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2800만 달러(약 325억원)이며 2020~2021년까지 이미 듀폰의 생산공장이 있는 충남 천안에 건설될 예정이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소재로 반도체 기판(웨이퍼) 위에 도포하고 특수한 빛을 쐬어 회로 패턴을 그리는 공정에 사용된다.

지난해 7월 포토레지스트와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를 단행한 후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일본은 우리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출규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산업부가 반도체 핵심소재 및 부품 등에 대한 국산화는 물론 미국 투자가를 대상으로 한국투자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듀폰이 한국 진출을 확대하면서 일본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등 거대한 수요처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정부가 반도체 소재 국산화를 위해 외국 기업의 공장 유치를 촉구하고 있다“며 ”듀폰과 같은 움직임이 늘어나면 일본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도쿄오카코교(東京応化工業)과 JSR 등 일본 기업들이 세계 시장 점유율의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듀폰의 한국 내 생산이 현실화할 경우 치열한 수주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 정부와 지자체가 듀폰의 생산공장 토지 취득세를 부담하고 세금 면제 등도 우대한다는 계획이라며 ”듀폰이 반도체 공장이 집적한 한국에서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과 관계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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