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개인재산 1조원 넘어…‘형제의 난’ 불씨 되나/사진=롯데그룹 제공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별세했다.(향년 99세)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이 재계를 이끌던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신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껌 사업으로 시작해 롯데를 굴지의 기업으로 키워낸데 이어 한국에 진출해 현재 재계 5위까지 끌어 올렸다.

 

롯데칠성음료, 롯데삼강, 롯데햄·우유, 롯데리아, 롯데냉동 등 식품 기업은 물론,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기공, 롯데파이오니아, 롯데상사, 호남석유화학, 롯데건설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올해 1분기 기준 국내에서 롯데지주(지분율 3.10%), 롯데칠성음료(1.30%), 롯데쇼핑(0.93%), 롯데제과(4.48%) 등의 상장사 지분을 보유했고 비상장사인 롯데물산(6.87%)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광윤사(0.83%), 롯데홀딩스(0.45%), LSI(1.71%), 롯데그린서비스(9.26%), 패밀리(10.0%), 크리스피크림도넛재팬(20.0%) 등의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런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그의 자산과 지분 등이 어떻게 처리될지가 주목된다.

 

신 명예회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경영의 끈을 놓지 않고자 한 집념과 욕심으로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추락시킨 형제간 경영권 다툼의 씨앗이 됐다는 비판을 들었다.

 

신 명예회장이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화해를 보지 못하고 세상을 뜬 것은 생전에 지분 상속을 통해 후계구도를 확실히 정리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

 

2017년 롯데지주가 공식 출범하기 전까지만 해도 한일 양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율이 대부분 엇비슷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 계열사의 경우 신동주·동빈 형제 가운데 한쪽이 계열사 지분 매입에 나서면 시장의 관심이 한꺼번에 쏠리곤 했다.

 

실제로 경영권 분쟁이 터지기 전인 2013년과 2014년 신 전 부회장이 롯데제과 주식을 수차례에 걸쳐 꾸준히 매입해 지분율을 3.92%까지 높였다.

 

신동빈 회장과 신격호 명예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율은 각각 5.34%와 6.83%였다.

 

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 지분도 경영권 분쟁 직전까지 신동빈 회장 13.46%, 신동주 전 부회장 13.45%로 차이가 0.01% 포인트에 불과했다.

 

한일 양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역시 △ 광윤사(光潤社) 28.1% △ 종업원지주회 27.8% △ 관계사 20.1% △ 임원 지주회 6% △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 가족 7.1% △ 롯데재단 0.2% 등이다.

 

신동주·동빈 형제의 개인 지분은 각각 1.62%, 1.4%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를 경영하도록 암묵적으로 후계구도가 정해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광윤사·직원지주조합·관계사 및 임원지주조합에 나눠놓은 것은 능력으로 임직원에게 지지를 받아야 진정한 후계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 명예회장이 스스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고 신동주·동빈 형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균형을 맞춰 한쪽으로 후계구도가 쏠리지 않도록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간 신 명예회장의 재산 관리는 2017년부터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으로 확정된 사단법인 선이 맡아왔다.

 

한정후견이란 일정한 범위 내에서 노령, 질병 등으로 사무 처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법률행위를 대리하는 제도이다.

 

신 명예회장이 사망한 만큼 한정후견은 종료되고 법에 따른 재산의 상속 절차가 개시되게 되며 만약 유언장이 있다면 그에 따라 상속 절차가 이뤄지게 되지만 변수는 있다.

 

바로 유언장의 작성 시점이다. 유언장을 쓸 당시 치매 증상이 진행되는 등 의사결정 능력이 상실된 상태였다면 유언장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 명예회장이 상당한 규모의 개인 재산을 남기고 떠났지만, 분배 문제가 롯데그룹의 경영권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고 관측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재산 문제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 결정이 내려지든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나 경영권이 흔들릴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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