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계좌 3000만개 눈앞…해외주식 거래 증가 /사진=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 캡처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가 곧 3000만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16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한 적이 있는 증권계좌) 수는 2944만9700개로 지난해 특히 많이 늘었다.

 

2009년 말께만 해도 1630만개 수준이던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2010년대 초반에는 별로 늘지 않다가 2015년 2000만개를 넘었고 이후 확연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2018년에는 코스피가 1월부터 사상 최고치인 2600선(장중)을 넘으면서 계좌가 연간 223만개나 늘었다.

 

작년에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코스피가 1900선 밑으로 떨어진 적도 있고 대체로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하게 움직이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큰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미국 등 해외 증시 활황에 따라 해외주식 거래가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작년 국내 투자자의 미국주식 거래대금(매수·매도 합계)은 약 309억 달러(약 35조8000억원)로, 전년보다 37.4% 증가했다.

 

이런 해외주식 거래 수요를 겨냥한 증권사들의 판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의 국내주식 투자자들이 해외주식 거래용으로 다른 증권사의 계좌를 새로 개설한 경우가 많았다. 또 젊은 층 가운데는 해외주식에 먼저 관심을 두기 시작해 주식투자에 처음 입문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모바일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통로로 증권 계좌를 만들 수 있게 된 것도 계좌 수 증가에 영향을 줬다. 증권사들은 최근 몇 년간 은행의 모바일 뱅킹 등과 연계한 계좌 개설 채널을 대폭 늘렸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작년 3월부터 카카오뱅크에서 증권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까지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116만 계좌를 개설했다.

 

여기에 작년 12월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받은 토스뱅크도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으로 증권 거래를 포함한 통합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기존 토스 가입자들의 주식시장 유입이 기대된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올해 미·중 무역 갈등 완화로 증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정부의 부동산정책 여파로 주식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 경쟁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계좌 수가 늘어난 측면이 있지만, 실제 거래를 하는 활동계좌 수가 늘었다는 것은 자본시장 활성화에 큰 의미가 있다"며 "핀테크 발달로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젊은 층이 주식시장에 많이 진입하게 되면 국내 증시에 한층 활기가 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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